[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특별히 다치지도 않았는데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최근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어깨 질환자는 2010년 160만명에서 2021년 250만여명으로 계속 급증하는 모양새다.
특히 특별한 원인이 없음에도 어깨 통증이 있다면 '오십견'을 의심해봐야 한다. 오십견은 주로 50대에 발병한다고 해 붙여진 이름으로 정확한 진단명은 '유착성 관절낭염' 또는 '동결견'이다.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고, 가벼운 외상 후 증상이 악화돼 생기기도 한다. 2020년 환자 수를 보면 50대가 전체 31.7%를 차지하는 등 50대 이상 중년층에서 주로 발병하기는 하지만 최근 젊은 층 중에서도 오십견 환자가 꾸준히 느는 추이다.
최경원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두 팔을 올려서 만세 동작이 안되거나 뒷짐 지는 동작이 어려우면 오십견을 의심해 보라고 한다”며 “팔을 바깥쪽으로 뻗거나 위로 들 때 불편한 게 오십견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오십견은 다른 원인에 의해서 어깨 관절의 '윤활주머니'인 관절낭에 염증이 생기면서 관절낭의 구축이 발생하면서 생긴다. 관절낭이 충혈되거나 염증이 생기면 수축돼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목과 어깨의 뻐근함이나 피로감으로 시작되면서 심해지면 팔을 올리거나 내릴 때에도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게다가 다른 부위 관절은 운동을 해 근육이 많아질수록 튼튼해지지만 어깨 관절은 근육이 많아지면 찢어지거나 망가지는 섬세한 관절이다. 실제로 어깨 근육을 키우기 위해 무리하거나 잘못된 방법으로 운동을 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깨 돌리기 운동 기구나 앞뒤로 손뼉 치기 동작 등은 어깨를 유연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억지로 어깨를 꺾게 되기 때문에 오히려 어깨 힘줄에 손상을 줄 수도 있다. 설거지나 청소 같은 집안일도 여러 번 반복할 경우 어깨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특히 높은 곳에서 물건을 꺼내거나 멀리 손을 뻗는 경우도 어깨에 좋지 않다.
특별한 원인이 없는 오십견은 자연적으로 낫곤 하지만 적어도 6개월 이상, 길게는 2~3년이라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 오십견 1단계의 염증기에는 어깨를 움직이면 통증이 심해지다가 2단계 동결진행기에는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수준까지 된다. 어깨 강직이 더 심해져 뻣뻣하게 느껴지는 3단계 동결기까지 15개월 내외로 진행되고 마지막 4단계 해동기에서는 통증이 완화되지만 관절 운동에 제한이 있는 상태가 된다.
초기인 1·2단계에서 치료를 시작하면 관절운동 기능이 대부분 회복되지만 관절낭의 섬유화가 진행된 3단계에서는 치료가 힘들고 효과도 더디게 나타난다. 때문에 치료받지 않고 오랜 시간 고통을 겪는 것보다 초기 단계에서 치료를 받으라고 권한다.
오십견 치료는 비수술적 치료로 시작해 치료 강도를 점점 높여가게 된다. 초기인 염증기와 동결진행기에는 염증을 줄이기 위한 약물 치료나 소염제 주사, 온찜질, 전기 자극 등의 보존적 방법을 이용한 물리 치료를 시행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는 관절 내에 주사를 한 후 관절낭을 팽창시켜 치료하거나 염증으로 유착된 환자의 어깨를 마취 후 수동으로 어깨를 움직여 관절을 풀어주는 관절수동술을 시행해 운동 범위를 회복시킨다. 이런 보존적 치료로도 회복이 어려운 경우에는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유착된 관절 막을 분리해 좁아진 관절낭을 넓게 만들고 완전한 관절 운동 회복을 얻을 수 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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