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익사 사고 후폭풍이 거세다
지난달 27일 오전 전남 순천 A골프장에서 50대 여성골퍼가 3m 깊이 연못에 빠져 숨진 게 출발점이다. 티 샷 직후 페어웨이 오른쪽 워터해저드 쪽으로 혼자 이동해 공을 찾다가 미끄러졌고, 캐디와 일행들이 뒤늦게 주변의 구명 튜브를 던지는 등 구조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경찰은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을 적용할지 검토하고 있다.
▲ 연이은 익사사고 "안전사고 주의보"= 해마다 익사사고가 한두 건씩 생긴다. 골프장은 워낙 넓어 구조 요청부터 쉽지 않다. 동반자 모두 멀리서 자기 플레이에 몰두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기도 가평 B골프장에서 50대 여성이 목숨을 잃었고, 경기도 용인과 경북 경주, 경북 안동, 제주도 등에서 사고가 터졌다. 구조 요청은 없었고, 구명 튜브를 사용한 흔적 조차 없다.
보통 안전을 무시하고 분실구를 찾는 행동이 원인이다. 연못에 보이는 공을 무리하게 건지려다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다. 골프장에서 익사 사고가 일어나는 곳은 대부분 저류형 워터해저드다. 경관용은 수심 1m 정도로 익사 위험이 거의 없지만 저류형은 다르다. 깊은 곳은 수심이 3~4m에 달하고, 골프화를 신고 있어 수영마저 쉽지 않다.
연못가가 직벽인 곳보다 오히려 경사형이 더 위험하다. 물을 가두기 위해 시멘트로 만들고, 방수포를 깔아 발버둥칠수록 물속으로 들어간다. 제주도는 특히 물이 잘 빠지는 현무암층 때문에 연못에 비닐을 많이 깐다. 워터해저드는 스프링클러 등 잔디 관리를 위해 필요하다. 안전 펜스 등 시설 보완이 시급하지만 일단 골퍼 스스로 안전에 유의할 수밖에 없다.
▲ "골프카트 전복과 타구 사고, 낙뢰는?"= 골프장에서 두번째로 많은 사고는 카트 관련이다. 산악지형에 조성되는 국내 골프장 특성상 급경사와 커브가 많아 운전 부주의 사고 위험이 점점 높아지는 추이다. 2019년 8월 충북 제천 C골프장에서는 카트 전복 사고로 뒷좌석에 타고 있던 50대 여성이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가평 D골프장에서는 급커브길을 돌던 카트에서 떨어진 골퍼가 계곡으로 추락했고, 포천 E골프장에서는 카트를 타고 가던 골퍼가 그대로 연못에 들어갔다. 여름 장마철은 경사면이 더욱 미끄러워져 카트 추락 사고가 급증한다. 골프공 타구 사고 역시 조심해야 한다. 공에 맞아 실명한 사례도 있다. 비바람이 불수록 시야가 좁아진다는 것을 기억해두자.
지구온난화와 함께 기상 이변이 속출하면서 매년 낙뢰 사고까지 늘어나고 있다. 2007년은 무려 14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벼락이 칠 때 아이언을 들고 있다는 건 그야말로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경기도와 충북에서는 실제 낙뢰에 맞은 골퍼가 사망했다. 평소 카트 탑승 등 이동 중 안전에 신경쓰고, 악천후에는 라운드를 자제하는 쪽이 최상이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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