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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부족이라더니 해고 나선 기술기업들…무슨 일이?[찐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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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언제, 어디에서 인력을 늘릴 지에 대해 신중해질 것이다." - 지난 8일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의 발언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갑자기 잇따라 채용 축소와 해고를 선언하고 나섰습니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과 세계 최대 차량공유 업체인 우버, 글로벌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의 이야깁니다. 기술 업계가 '대퇴사 시대'를 맞아 인재를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라며 아우성 한 지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순식간에 왜 이렇게 입장이 바뀐 걸까요? 각자 내놓은 입장들을 먼저 살펴보시죠.

코스로샤히 우버 CEO는 "시장이 큰 지각 변동을 겪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며 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전 부문에 걸쳐 비용에 대해 엄격해질 것"이라고 신규 채용을 신중히 하겠다고 밝힌 이유를 밝혔습니다. 메타의 경우 지난 4일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모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개인정보보호 강화, IT 산업 침체 등을 이유로 중간급·고위직 신입 채용을 중단하거나 줄일 것이라고 밝혔죠.


코로나19 시국에 승승장구했다가 지금은 고개를 들지 못하는 넷플릭스와 로빈후드는 아예 해고에 나섰는데요. 넷플릭스는 최근 콘텐츠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는 투둠 직원들을 해고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어요. 로빈후드는 정규직 직원의 약 9%를 감원한다고 밝히면서 "효율성을 개선하고 속도를 높이며 고객이 변화를 요구하는 것에 응답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결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들에게 무슨 일이?…갑자기 떨어진 미션 "수익성을 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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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제 전문지 포춘지는 이러한 상황을 전하면서 "고용시장이 식어가기 시작하는 것인가"라고 현 상황에 대해 되물었습니다. '대퇴사 시대'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로 고용시장이 뜨거웠고 인재 부족에 시달렸던 상황에서 시장의 열기기 식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죠. 이를 파악해보려면 우선 기술기업들이 왜 이런 결정들을 내놓았는지 살펴봐야겠죠?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기업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 때문인데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시장이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일부 기술 기업들의 성장세가 우려된다는 지적들이 나왔기 때문이죠. 구독자나 사용자가 크게 줄어 실적 악화를 발표한 메타, 넷플릭스, 로빈후드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기업들은 수익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당장 비용을 절감할 필요가 있다고 봤어요.

비용 절감을 위해 취한 조치가 바로 채용 동결 또는 해고라는 건데요. 기술기업들은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대규모 채용을 단행, 인재 확보 차원에서 급여나 복지 등을 확대해왔습니다. 업무 유연성을 갖추는 것은 물론 기본급을 올리고 자사주를 이전보다 더 지급하면서 고용하는 것에 집중해왔어요. 그렇게 되니 자연스레 인건비가 늘 수밖에 없게 됐고, 이를 줄이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된 겁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술주가 바닥을 모르고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지난 4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도 증시에 타격을 가하면서 최근 3거래일 만에 빅테크 기업 7개의 시가총액이 1조달러 이상 날아가는 일도 있었죠. 높은 인플레이션,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이처럼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대대적으로 해왔던 채용을 줄이고 보수적인 태도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대퇴사 시대는 끝나지 않았다…불균형 문제도 '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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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기술기업들이 모두 고용을 줄여나가고 있는 건 아닙니다. 아직 다수의 기업들이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어요. 특히나 애플에서 머신러닝을 담당하던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전문가인 이언 굿펠로우가 주 3일 출근도 너무 많다면서 그만두는 것처럼 AI, 메타버스 등 특정 분야나 엔지니어, 개발자와 같은 특정 직군에서는 여전히 고용시장에서 수요가 공급보다 높아 이들이 원하는 조건을 맞춰주기에 바쁘죠. 급여에 불만을 갖고 퇴사하는 직원들을 붙잡는 것도 중요한 상황입니다.


이 과정에서 기술기업들이 부딪힌 또 다른 난관이 바로 사내 직원 간 급여 불균형 문제인데요. 같은 기술기업 내에서도 신입 직원과 기존 직원들 간의 급여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겁니다. 과열된 고용시장에서 인재를 데려오려고 높은 급여를 제시하다보다 기존 직원들과 격차가 생기는 문제가 발생한 거죠. 이렇게 되면서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퇴사를 하겠다는 직원도 늘고 있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이를 달래기 위해 내부 급여 규정의 변화를 모색하거나 기존 직원들의 급여를 인상해줄 필요가 생기고 결국 또 다른 비용 증가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죠.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아마존인데요.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2월 기본급 등 급여를 인상한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집행이 된 이후 직원들간의 상승률이 제각각이어서 이를 두고 내부에서 불만 터져나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에 다녔던 한 관리자급 직원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직원들로부터 신입 직원과의 임금 격차 문제로 여러차례 항의를 받았고 이를 논의하러 인사팀에 갔을 때 '예산상의 문제'가 있다면서 경쟁력 있는 고용이 현 직원의 임금 인상보다 먼저하고 했다고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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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해결하기 위한 차원으로 최근 기술기업들은 직원 보상방식을 바꾸기도 합니다. 지난달 미 배달플랫폼 업체인 도어대시는 자사주 보상 제공을 위한 근속 기간을 기존 4년에서 2년으로 줄여 더 빨리 직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바꿨고요. 전자상거래업체 쇼피파이는 기술주 하락에 직원들이 큰 불만을 품자 다른 보상체계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어요. 기술주 하락으로 주식 보상을 거부하고 있다는 소식은 이전에도 전해드린 적 있죠?(4월 2일자 '주식 보상' 싫다? 대박 꿈꿨던 기술기업 직원들이 돌아선 이유)


여기까지 들어보니 고용을 둘러싼 기술기업들의 혼란이 느껴지시죠? 대퇴사, 급여 인상, 업무 환경의 유연성 확보, 수익성, 주가 하락에 따른 우려까지 고민할 수밖에 없는 요소가 쏟아지고 있어요. 코로나19라는 대형 이벤트를 겪고 난 이후 혼란이 크다는 의미겠죠. 다니엘 자오 글래스도어 수석 경제학자는 최근 CNBC방송에서 "향후 몇개월간 고용시장은 치열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리라는 보장이 없는 만큼 지금이 바로 근로자들이 빡빡한 고용시장을 활용할 수 있는 때"라고 했는데요. 혼란스러운 기술기업의 고용 상황이 경기 침체라는 또 다른 파도를 만나 다시 한번 크게 변화하진 않을 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편집자주[찐비트]는 '정현진의 비즈니스트렌드'이자 '진짜 비즈니스트렌드'의 줄임말로 조직문화, 인사제도와 같은 기업 경영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코너입니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외신과 해외 주요 기관들의 분석 등을 토대로 신선하고 차별화된 정보와 시각을 전달드리겠습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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