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내달 중 우크라의 EU가입 후보국 지위 부여 결정"

후보국 지위 확보 후에도 수년 걸릴듯
마크롱 "유럽 정치적 공동체 따로 만들자"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절차를 다음달부터 본격 시작해 EU 회원 후보국 지위를 먼저 부여하고, 정식가입을 위한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후보국 지위에 올라도 전체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를 받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별개의 정치적 공동체를 만들자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EU 집행위원회는 내달에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신청에 관한 의견을 내놓을 것"이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날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논의한데 이어 오늘 유럽의회에서 우크라이나의 가맹 지원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향후 EU집행위원회가 우크라이나의 가맹요청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27개 회원국이 승인하면 우크라이나는 후보국 지위를 먼저 부여받게되며, 정식 가입을 위한 본격 협상에 들어가게 될 전망이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 발발 나흘만인 지난 2월28일 EU 가입 신청을 한 바 있다. 통상 EU 가입 신청부터 후보국 지위 확보까지만해도 수년이 걸리지만, 우크라이나는 이 절차를 3개월여만에 끝내게 된 셈이다.

그러나 여전히 EU 회원국이 되려면 까다로운 협상을 거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EU 회원국이 되려면 삼권 분립 등 민주국가 체제를 갖추고, 인권을 보장하며 소수자에 대한 보호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또 시장경제와 공정한 경쟁도 보장해야하며, EU의 법률체계를 수용하고 경제통화동맹에도 참여해야 한다.

이러한 제약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EU가맹이 지연될 것으로 우려되면서 이와 별도의 정치적 공동체를 만들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한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와 같은 후보국이 EU에 가입하는데 수십년은 걸릴 것"이라며 "유럽 내 민주주의 국가 간에 더 광범위한 정치적 공동체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만약 우리가 내일 우크라이나에 후보국 지위를 준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들이 우리에게 합류할 때까지 수년, 내지 실제로는 수십 년이 걸리리라는 것을 잘 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몰도바와 조지아 등 EU 가입 희망국들에 유럽 안에 자리를 제공하는 게 긴급하다"고 지적하며 '유럽 정치적 공동체' 창립을 촉구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