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트, 9일 '초강력 레이저 플라즈마 응용 연구센터(PAUL center)' 개소식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드론의 위력이 과시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초강력 레이저를 통해 적의 드론과 로봇을 퇴치하는 기술 개발에 나섰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은 초강력 레이저를 이용해 소형 드론이나 무인 로봇 같은 적군(敵軍)의 전자장비를 무력화하는 최첨단 국방기술 연구에 나선다고 9일 밝혔다. 초강력 레이저는 펨토초(10-15 초, 1천조분의 1초) 영역의 찰나의 시간 동안 테라와트(1012 와트, 1조 와트)가 넘는 매우 높은 순간 출력을 가지는 펄스 레이저다. 순간적으로 모든 물체를 이온화시켜 플라즈마 상태를 형성할 수 있다.
기존 레이저 무기가 빔의 지름이 가는 레이저를 물체에 장시간 쪼임으로써 물체에 열을 누적시켜 손상을 일으키는 방식이었다면, 초강력 레이저를 이용하면 순간적으로 모든 물체를 손상시킬 수 있어 빠르게 적 무기의 핵심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방어무기 개발이 가능하다.
앞서 지스트 소속 고등광기술연구소 연구팀은 지난해 방위사업청의 미래도전국방기술 연구개발사업에 선정됐다. 앞으로 5년간 ‘전자장비 무력화용 초강력 레이저 및 레이저 플라즈마 기술'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이날 지스트는 고등광기술연구소에서 '초강력 레이저 플라즈마 응용 연구센터(PAUL center)' 개소식을 개최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기초과학적인 원리 증명 수준에 머물던 초강력 펨토초 레이저 플라즈마 방어무기 기술이 실전(實戰)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구체화 되도록 연구·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초강력 펨토초 레이저가 공기 중에 진행하게 되면 이온화와 비선형 집속(focusing)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수백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필라멘트 플라즈마가 발생, 광섬유와 같이 초강력 레이저 펄스를 집속(빔의 지름을 가늘게 함)한 채로 킬로미터(㎞) 이상 멀리까지 전파할 수 있다. 이를 응용하면 정밀한 집속 장치 없이 레이저 진행 경로 내의 소형 드론, 미사일 센서 등을 손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
또 초강력 펨토초 레이저의 방향을 빠르게 스캔하면 공중에 필라멘트 플라즈마 방패(Shield) 구조를 형성할 수 있어 방패(Shield) 면적 내를 통과하는 공격 무기의 핵심부를 손상시키는 방어 무기 개발이 가능하다. 공기 중에 집속해 중금속 등에 조사하면 고전자기장 플라즈마와 방사선이 발생해 순간적으로 높은 세기의 고강도 전자기 펄스(EMP) 발생시켜 적의 통신 장비, 컴퓨터, 전산망, 군사용 장비 등을 마비시킬 수도 있다.
연구팀은 기존의 기초 연구용 초강력 펨토초 레이저의 복잡한 구조와 진공 챔버 등을 단순화하고 안정화하는 신기술 개발하고, 이를 대기 중에 집속하여 고밀도 고전자기장 플라즈마 발생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개발될 기술은 향후 레이저 방사선 암(癌) 치료, 초정밀 의료 영상, 원격 위험물 탐지, 원격 대기질 정밀 측정, 초정밀 비파괴 검사, 실시간 정밀 물질 분석법 등의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형택 수석연구원은 “최근 소형 드론 네트워크 공격, 휴대용 미사일 공격, 무인 로봇 공격 등 스마트 공격의 우려가 커지고 있어 새로운 방어무기 개발이 시급하다”며 “초강력 펨토초 레이저 플라즈마를 이용하면 빠른 속도로 다수의 소형 무기를 무력화할 수 있어 적군의 스마트 공격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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