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대립 극대화한 문재인 시대, 첩첩산중 과제 놓인 윤석열 시대
[아시아경제 소종섭 정치사회부문에디터] 환호의 순간은 짧았고 갈등의 시간은 길었다. '박근혜 정부'의 폐허 위에서 탄생한 '촛불 정부'가 5년 만에 권력을 넘긴다. 역사의 아이러니다. '촛불 혁명'이 요구했던 개혁의 제도화와 통합, 협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5년 임기를 마치고 오늘 퇴임한다. 출발은 거침없었다. 임기 초 80%가 넘는 지지율이 반증이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만나는 장면은 온 국민에게 강렬한 장면으로 각인됐다. 그러나 2018년 6월 싱가포르 회담을 계기로 후퇴하기 시작한 남북 관계는 다시 5년 전으로 되돌아갔다.
25번이나 내놓은 부동산 정책의 실패는 문 대통령이 "할 말 없는 상황이 됐다"고 토로할 정도로 민심 이반을 불렀다. 가진 자는 가진 자대로, 못 가진 자는 못 가진 자대로 불만이 응집됐다. 권력은 궁지에 몰렸다. 부동산이 기름이이라면 불을 붙인 것은 국민을 두 개로 가른 '조국 사태'였다. '내로남불' 비판이 쏟아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 양극화는 더 벌어졌다. 이 와중에 코로나 대응, 4%대 경제성장율이 설 자리는 넓지 않았다. 임기 말 40%를 넘는 국정지지율은 대선 패배로 빛이 바랬다. 진영 대립을 극대화 한 문재인의 시대는 이렇게 저문다.
열리는 윤석열 시대의 초입은 경쾌한가. 아니다. 우울하다. 첩첩산중이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가 한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경기 침체가 본격화 하고 있다는 전망이 유력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세계는 신냉전에 접어들었다. 우리를 둘러싼 경제, 안보 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다. 정책 지렛대가 많지 않은 게 더 고민이다. 정치 환경은 또 어떤가. 여소야대 국면에서 집권 세력이 힘 있게 정책을 추진할 동력을 확보하기가 여의치 않다. 개혁의 동력을 민심에 기댈 수밖에 없으나 윤 당선인에 대한 지지율은 50%를 넘나드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첫 내각 후보자들은 각종 의혹에 휘말리며 상처투성이다. 난국을 헤쳐나가며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리더십은 보이지 않는다. 윤석열의 시대는 그래서 '불확실성'으로 상징된다.
소종섭 정치사회부문에디터 kumk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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