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셀코리아 행보 속 가치주 중심 순매수 수익
해외 성장주 집중한 개미 평균 수익률-35% '전멸'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이명환 기자] 외국인이 산 국내 주식은 수익을 냈지만, 내국인이 산 외국 주식은 손실을 입었다. 올해 주구장창 팔아치우면서 한국 시장을 철저하게 외면한 외국인이 '셀코리아(Sell Korea)' 행보 속에서도 순매수한 종목으로 돈을 벌었다는 의미다. 그러나 지지부진한 코스피·코스닥을 뒤로 하고 해외 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던 개인은 수익률 '전멸'이라는 처참한 현실을 마주했다.
코스피 외면한 외국인은 벌었다
4일 아시아경제가 외국인의 올해(1월3일∼4월29일) 국내 주식 순매수 상위 10종목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평균 수익률은 6.54%로 집계됐다. 3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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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제외하고 모두 수익을 냈다. 국내 증시의 하방 압력 속에서 '셀코리아' 행보를 지속한 와중에도 마치 족집게처럼 오를 종목들만 잘 골라 수익을 냈다는 의미다.
이 기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액은 13조7620억원에 달했다. 쉬지 않고 연일 팔아재낀 결과물이다. 이에 외국인의 코스피 보유 비중은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 수준까지 하락했다. 외국인의 셀코리아가 본격화되기 전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보유 비중(금액 기준)은 32.41%(2월28일 기준)였으나 현재 31.09%(4월29일 기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9월10일(31.12%) 이후 12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올해 초 34%를 상회하기도 했던 외국인 보유 비중은 꾸준히 낮아져 이제 30% 붕괴 경고음도 나온다.
이렇듯 한국 주식 보유 비중을 줄이면서도 외국인은 가치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전략을 꾸렸고 이는 적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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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5%) 등 금융사만 4개를 장바구니에 담아 수익을 낸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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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6%)의 수익률도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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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5%)은 수익 하락권에 속했지만 양호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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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5%)가 평균 수익률을 갉아먹었다.
증권가는 외국인의 '바이코리아(Buy Korea)'를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이들의 순매도·순매수 업종·종목을 잘 살펴보고 투자 전략을 세울 것을 조언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원달러 환율 레벨은 외국인 순매도를 자극할 수 있다"며 "시장 대응과 관련해 외국인 순매도를 피할 수 있는 업종과 종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해외 주식 베팅한 개인은 전멸
국내 주식 시장의 하락장을 뒤로 하고 해외 시장에 집중했던 개인의 수익률은 처참하다. 올해 들어 4월29일까지 내국인의 외국 주식 순매수 상위 10종목의 평균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평균 수익률은 -35.54%로 집계됐다. 10종목 모두 손실을 기록, 사실상 '전멸'이다. 개별 종목의 최대 하락폭이 76%에 달하는 등 손실이 컸다. 같은 하락장이어도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받는 국내 증시보다는 양호할 것으로 판단했지만, 미국 하락장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성장주 중심의 빅테크 업체를 매수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순매수 1위인 'Proshares Ultrapro QQQ ETF(TQQQ)'의 수익률이 -57.31%에 달했다. TQQQ는 성장주·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100 지수 변동성을 3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2위에 오른 '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 ETF(SOXL)'는 같은 기간 낙폭이 69.15%로 더 크다. 미국 반도체 밸류체인에 속한 16개 기업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를 3배 추종한다. 'Invesco QQQ Trust SRS 1 ETF(QQQ)'(-22.02%), 'Bmo Microsectors FANG Innovation 3X Leveraged ETN(BULZ)'(-75.58%) 등의 급락이 투자 손실을 극대화했다. 테슬라, 엔비디아, 알파벳,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13%에서 -38%에 달하는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술주(성장주)는 실적이라는 잣대를 통해 코로나19 이전으로의 회귀를 앞두고 탈코로나 시대에 성장할 빅테크 기업에 대한 옥석가리기를 진행 중"이라며 신중한 투자 접근을 조언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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