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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범 대구고검장 사직글 "대한민국 국격·인권 후퇴하는 현실 참담… 역사의 심판 뒤따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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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범 대구고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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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국회 본회의에서 3일 '검수완박' 내용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통과된 가운데 권순범 대구고검장(53·사법연수원 25기)이 검찰 내부망에 올린 사직글을 통해 '검수완박' 법안 강행 처리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권 고검장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인사' 글에서 "문제의 법안들이 모두 국회를 통과했다"며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공직범죄, 선거범죄를 검찰에서 수사개시하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했다.

그는 "검찰의 권한을 줄인다더니 뜬금없이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을 박탈했다"며 "그로 인해 힘 없는 고발인들의 권리가 침해되는 문제에는 꿀먹은 벙어리다"라고 꼬집었다.


권 고검장은 "경찰이 바빠서 범죄를 놓치거나 외면했다고 의심되더라도 검사는 동일성 너머 숨겨진 진실을 수사하지 못하게 됐다"며 "권력이 집중되고 있는 거대 경찰을 통제할 고민도 없었고, 수사권조정 이후 심각해진 경찰수사 지체와 그로 인한 국민 고통 역시 안중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종래에는 항고, 재정신청 제도를 통해 법원이 최종적 사법종결권을 갖고 있었는데 이제 고발사건에서는 경찰이 법원의 권능마저 행사한다"며 "입법절차의 위헌성과 부당성은 언급할 가치도 없다. 대한민국의 국격과 인권이 후퇴하는 현실이 참담할 뿐이다. 역사의 심판이 뒤따를 것이다"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사직글을 올리게 된 배경에 대해 "저는 고위간부로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부당한 입법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한 바 있다"며 "그 후로도 입법 저지에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어 왔지만 오늘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이상 없기에 여러분께 사직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누군가는 남아서 할 일이 있고 누군가는 떠남으로써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권력수사를 가로막고 범죄피해 구제는 힘들게 하는 입법에 변함이 없듯이 제 뜻에도 변함이 없다"고 했다.


권 고점장은 "국민이 진정 원하는 검찰개혁은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하고 범죄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것이다"라며 "이번에 검사장, 부장검사, 평검사, 수사관이 머리를 맞대었고, 게시판에는 집단 지성의 힘이 넘쳤다. 부디 이 에너지를 사장시키지 마시고 계속 정진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쓴소리를 드린다"며 "독선과 불통으로 얼룩진 이번 입법참사를 반면교사로 삼아 매사에 스스로를 돌아봐야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역지사지하는 습관과 겸손한 마음가짐은 존경받는 공직자에게 필요한 덕목이자 신뢰받는 조직에게 필수적인 문화라고 생각한다"며 "공익의 대표자로서, 준사법기관으로서, 객관의무 수행자로서 항상 자중자애하는 지혜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권 고검장은 서울 출신으로 서울 상문고등학교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제35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1999년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이후 ▲법무부 검찰1과 검사 ▲대검 연구관 ▲법무부 형사법제과장 ▲대검 정책기획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장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장 ▲대검 미래기획단장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등 요직을 거쳐 2018년 대검 강력부장(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대검 인권부장, 전주지검장, 부산지검장을 거쳐 지난해 6월 대구고검장으로 영전했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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