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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사태에 K-원전도 ‘흔들’…딜레마 빠진 한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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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이집트 원전 계약 지연…우크라 사태에 '안갯속'
계약 상대 러 국영 원전기업…대러 제재 '안전지대' 아냐
한수원 "예상보다 협상 길어져…국제 상황과 무관치 않다"
러 디폴트 가능성도 변수…비우호국과 루블화 거래 방침

한국이 처음 수출한 원자력발전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지난해 4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국이 처음 수출한 원자력발전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지난해 4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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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한국수력원자력이 추진중인 이집트 엘다바 원전 2차 건설사업이 딜레마에 빠졌다. 13년만에 재개하는 K-원전 수출이란 상징성을 갖고 있는 한수원의 엘바다 사업의 주도권을 러시아 국영기업이 쥐고 있어 계약 체결도, 포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3일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실이 한수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아직 엘다바 원전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해 말 터빈건물 등 엘다바 원전 2차 건설 계약을 위한 단독 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한수원은 지난달 말 정식 계약을 체결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엘다바 원전은 300억달러(약 38조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다. 2차 건설은 전체 사업비의 약 5~10%를 차지한다. 한수원 몫은 최소 수조원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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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엘다바 원전 주사업자가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이라는 점이다. 로사톰은 2017년 엘다바 원전 전체 사업권을 따냈다. 한수원이 추진 중인 2차 건설사업의 계약 상대방은 러시아 JSC ASE사로 로사톰 자회사다. 한수원이 2차 건설을 맡을 경우 로사톰 측 하청업체가 되는 셈이다.


당초 이 사업은 한수원 수주가 유력했다. 엘다바 원전은 한수원이 2008년 수주해 성공적으로 건설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처럼 사막에 짓는 원전이기 때문이다. 실제 로사톰은 한수원의 사막 원전 노하우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돌발변수로 부상했다. 한국이 대(對)러시아 제재에 적극 동참하자 양국은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최근 한국을 비우호국으로 지정하고 수출 제한, 비자 발급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수원과 로사톰 모두 양측과 수조원대 계약을 체결하는 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수원 역시 엘다바 원전이 대러 제재 여파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시인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조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에서 "엘다바 원전 계약이 지연된 건 사업 규모가 ‘조’ 단위여서 예상보다 협상에 시간이 걸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국제 상황의 영향을 받지 않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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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다바 원전 사업 방식도 한수원의 고심을 키우는 대목이다. 엘다바 원전은 전체 사업비 약 85%인 250억달러를 러시아 정부 차관으로 쓴다. 미국 등 주요국의 강도 높은 대러 제재로 러시아 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는 만큼 차관 지급부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얘기다. 러시아가 비우호국 거래에 루블화 지급 방침을 세운 것도 계약 지연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계약 무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로사톰은 오는 7월 엘다바 원전을 착공할 계획이다. 착공 일정이 약 2개월밖에 남지 않은 만큼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 로사톰 측이 다른 사업자를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엘다바 원전은 2009년 이후 13년만의 대규모 수출이라 기대감이 컸다"면서 "정부의 외교적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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