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웅환 경제2분과 인수위원
대중소기업 상생 생태계 만들어져야
'5·5·1000·100만 로드맵' 제시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금보령 기자] 내달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사업에 향후 5년간 60조원을 투자한다. 기후변화,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라는 전 세계적인 기업 환경 변화에 맞춰 기업의 ESG 활동을 지원해 민간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대한상공회의소를 방문해 ESG 혁신성장 지원방안을 설명했다.
유웅환 인수위 경제2분과 인수위원은 29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 임기 동안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각각 50조원과 10조원을 ESG 관련 사업에 쏟아붓기로 했다"면서 "100만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 위원은 환경부 등 다른 부처의 ESG 투자까지 합칠 경우 차기 정부의 ESG 관련 투자 규모는 65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ESG 신시장 창출을 위해 2027년까지 50조원을 투자하기로 자체 방침을 정했다. 중기부는 ESG 전용 자금 명목으로 10조원을 마련하는데 ESG벤처펀드, 탄소중립 및 ESG 기업전용 정책금융(융자·보증) 용도다. 이를 바탕으로 새 정부는 초격차 기술 5개, 일류기업 5개, 벤처·스타트업 1000개, 결과적으로 일자리 100만개 창출을 최종 목표로 했다.
유 위원은 반도체 전문가로도 유명하지만 ESG 분야 전문가로도 알려져 있다. 인텔, 삼성전자, 현대차 등을 거쳐 SK텔레콤 오픈콜라보센터장과 SV이노베이션센터장, ESG혁신그룹장(부사장)을 역임했다. SK텔레콤 재직 당시 미얀마 취사도구 보급, 청각장애인 택시기사가 운행하는 ‘고요한 택시’ 운영, 국내 최약계층 식사 등 사회적 가치 창출을 적극 주도했다.
유 위원은 "2020년 매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중립을 위해 인구 5000만~7000만명 국가에서 1500억유로(약 195조원) 투자가 필요하고 이 경우 일자리 300만개가 창출된다. 이 계산을 빌리면 우리는 투자규모 등을 감안해 일자리 100만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 위원은 ESG경영이 퍼스트무버의 DNA라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가 참여했던 스타벅스 다회용 컵 도입을 예로 들었다. SK텔레콤과 사회적기업 오이스터에이블은 비전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무인 다회용컵 반납기’를 제작했다. 이 시스템은 실제 상용화돼 스타벅스를 통해서 다회용 컵을 회수하고 있다. 그는 "프랜차이즈 입장에서는 플라스틱을 쓰지 않아도 되니까 절약되는 부분이 있고 사회적 기업은 소독, 세척 비용 등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 위원은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계속 만들어 대·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대기업에선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혁신 기술을 벤처·스타트업이 보완할 수 있다"며 "대기업은 비즈니스 기회를 줄 수 있고 서로 지렛대가 되어 윈윈하는 모델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생태계라는 게 많지 않은 우리나라 대기업은 성장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며 "중소기업의 기술을 빼앗아오면 당장은 올해 수익이 올라가지만 결국 생태계는 망가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때마침 안 위원장도 이날 대한상공회의소를 방문해 윤석열 정부의 기업 ESG 혁신 성장을 위한 정책 방향을 설명했다. 인수위는 대통령 직속 ‘ESG 위원회’ 설치와 함께 민관합동 ESG 전담기구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유 위원은 "ESG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 벤처들의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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