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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치매 치료제', 알고 보니 사기극?"[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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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주요 학술지들, 연구 결과 공개적 우려 표명·논문 게재 철회 잇따라"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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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미국에서 지난해 발표됐던 '기적의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연구 방법론 및 효과에 대한 논란 끝에 사실상 학계에서 '퇴출'되는 분위기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주요 학술지들이 잇따라 텍사스주 오스틴 소재 바이오 회사인 카사바 사이언스사가 지난해 발표했던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무필람(simufilam)' 관련 연구 논문들의 게재를 철회하거나 공개적으로 연구 결과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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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는 지난해 7월 시무필람 개발 소식을 발표하면서 소규모 임상 실험 결과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인지 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밝혔었다. 9개월 동안 경증에서 중증도의 알츠하이머 환자 50명에 투여했더니 이전보다 알츠하이머인지기능(ADAS-Cog) 점수가 3.0포인트 상승했고, 이는 약 18% 가량의 치료 효과를 의미한다는 발표였다. 특히 1년간 이 약을 복용한 환자들의 3분의2가 인지 기능이 나아졌으며, 일부 환자들의 경우 아예 병증이 없어졌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미국의 치매 인구가 약 600만명에 달하고 2050년께는 12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치료제 개발 발표는 큰 주목을 받았다. 이 회사의 주가는 1주당 최고 135달러까지 1500% 이상 뛰었고 주가 총액도 한때 약 50억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최근들어 주요 학술지들이 카사바 사이언스사의 치료제 관련 연구 결과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관련 논문을 철회하고 우려를 제기하면서 '사기'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우선 실험 방법론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위약을 투입한 대조군과의 비교가 없었다. 모든 환자들이 치료제임을 알고 복용했기 때문에 일종의 위약 효과(플라시보)로 잠시 상태가 호전됐을 뿐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신경의학 학술지인 '저널 오브 뉴로사이언스'가 포문을 열었다. 이 학술지는 시무필람의 효과에 대한 왕호우얀 뉴욕시립대 교수 겸 카사바 사이언스사의 수석 공동연구자의 논문 및 린제이 번스 카사바 사이언스사 수석 과학자의 공저 논문 등 2개에 대해 공개적으로 연구 결과의 진실성 및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3월 학술지 '뉴로바이올로지 오브 에이징(노화신경생물학)'도 왕 교수 및 번스 수석과학자가 써낸 또 다른 핵심 연구 논문들에 대해 오류가 의심된다는 공개 경고문을 발표했다. 이 학술지 측은 "연구 데이터의 조작 증거를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다양한 방법론적 오류들을 발견했다"고 지적했다. 두 학술지 측은 왕 교수의 소속인 뉴욕시립대 측의 조사 결과가 나올때 까지 추가 조치를 일단 유보한 상태다. 지난달 30일 또 다른 과학 저널인 '플로스 원(PLoS One)'이 왕 교수의 관련 논문 5편에 대해 5개월간 조사한 결과 연구에 대한 신뢰도와 무결성에 심각한 우려가 발견됐다며 게재 철회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치료제의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카사바 사이언스사의 주가도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이달 들어 카사바 사이언스사가 대규모 임상 실험에 필요한 1750명의 치매 환자 중 60명 밖에 모집하지 못했다고 발표한 것도 악영향을 끼쳤다. 지난 18일 현재 이 회사의 주가는 1주당 25달러까지 하락했다.


뿐만 아니라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두 명의 과학자들에 의해 미 식품의약국(FDA)에 주식 공매도 혐의로 고발돼 조사를 받기도 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이 회사가 연구 결과를 조작했다는 혐의에 대해 조사 중이며, 미국 국립보건원(NIH)도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카사바 사이언스사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 회사 측은 "조사에 협조 중이며 어떤 정부 기관도 우리에게 잘못을 저질렀다고 통보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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