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계곡 살인' 사건의 용의자인 이은해와 조현수가 공개수배 17일 만에 검거됐다.
16일 SBS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오후 12시40분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살인·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이씨와 공범 조씨를 검거했다고 밝혔다. 체포 당시 이들 외에 조력자는 함께 있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와 조씨가 숨은 장소로 해당 오피스텔을 특정한 경찰은 구체적인 동과 호수를 알아내지 못한 상태였다. 경찰은 이씨의 아버지를 통해 자수를 권유하면서 정확한 위치를 알아냈다. 결국 이씨와 조씨는 별다른 저항 없이 스스로 문을 열고 나와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을 검거 장소 인근 고양경찰서에 인치할 예정이며 이후 검찰과 협의해 인천지검으로 압송할 방침이다.
앞서 이씨와 조씨는 2019년 6월30일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A씨를 살해한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돌연 잠적했다. 그러다 검찰이 지난달 30일 공개수배에 나섰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들의 카드나 핸드폰 사용 내역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수사는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들의 완벽한 잠적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 특히 조력자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6일 YTN 보도에 따르면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씨와 조씨가 검거된 고층 오피스텔에 주목했다. 오 교수는 이들이 도피 하기 전에 오피스텔을 미리 계약했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며 다른 사람의 조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씨와 조씨가 범죄 조직의 일원이거나 추가적인 공범이 존재할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선 "확인을 해봐야 될 사항"이라고 했다. 오 교수는 "이들이 불법 유사성행위와 관련된 조직에 오래 몸을 담아 왔었고, 주위에 범죄 친화성이 있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들어 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역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은해 개인에게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친구, 공범 관계에 있던 사람 또는 동료 이런 사람들을 모두 수사 대상으로 삼아야 행적을 추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계곡 살인사건의 공범 의혹을 받는 인물들이 몇몇 존재한다. 우선 사건 당시 이들과 현장에 함께 있었던 B씨다. 전과 28범인 B씨는 현재 구치소에 수감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프로포폴 전달책으로 활동하다 2020년 12월 구속돼 2021년 5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은 이은해에게 남편 A씨 명의로 보험을 들게 한 보험설계사도 공범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표 소장은 KBS '더 라이브'에서 "8억원의 생명보험 가입을 주선하고, 상당히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음에도 계약을 유지했다"며 "이은해와 알고 지냈던 사람이고, 이들과 함께 여행도 다녀왔다. 공범일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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