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좋아 삼성 올해 파운드리 매출 30조 돌파 가능성
1위 TSMC와 점유율 격차도 줄어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수준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도 계속 좁혀지고 있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반도체 초강국’ 실현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방안이 뒷받침되면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 목표도 가능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파운드리 초격차…1분기 최대 매출 예고
13일 반도체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77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수준의 잠정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파운드리 부문 매출은 7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오는 28일로 예정된 1분기 실적 확정치 발표 및 컨퍼런스콜에서 반도체사업(DS) 내 파운드리 부문 실적을 별도로 발표하지는 않는다. 다만, 전 세계적인 파운드리 공급 부족 지속으로 파운드리 서비스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1분기 매출이 상당히 성장했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실제 현재 파운드리업계는 선지급금을 내면서까지 위탁생산 주문을 하려는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들의 움직임으로 단가를 높여 수익성을 높이는 게 가능해졌다. 글로벌 대형 팹리스들은 10㎚ 이하 공정을 양분하고 있는 TSMC와 삼성전자에 생산을 맡기기 위해 줄을 선 상황이고 중소형 팹리스들은 파운드리 기업 확보를 못해 도태되는 상황까지 벌어지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1분기가 반도체업계에 계절적 비수기에 속한다 하더라도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은 7조원을 넘어 올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 30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로미터는 앞서 실적을 발표한 세계 시장점유율 1위 TSMC다. 파운드리 사업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TSMC는 올해 1분기 매출이 4910억8000만대만달러(약 20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35.5% 증가했다. 특히 3월 매출이 7조3000억원 수준으로 2월 대비 17%나 늘었다.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파운드리업계 3위인 UMC 역시 최근 6개월 연속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 중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파운드리 4nm 수율 하락과 일부 전략 거래선의 이탈 가능성이 부각되고는 있지만 지난해 오스틴공장 가동 중단의 기저 효과도 있어 올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의 초과 성장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TSMC와 격차 줄이는 삼성전자…든든해진 정부 지원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가 예상한 올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규모는 1321억달러(약 163조3000억원) 수준. 2019년 723억달러에서 2020년 874억달러, 2021년 1101억달러, 2022년 1321억달러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파운드리 시장 규모가 20%대 성장세를 나타내고 적어도 향후 5년 간 순수 파운드리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성장은 강한 메모리 분야에 치우쳤지만 비메모리에 해당하는 파운드리 부문은 미래 성장을 좌지우지 할 전망이다. 시장 규모가 훨씬 큰 비메모리 부문에도 집중하면서 삼성전자와 TSMC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점차 좁혀지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액 기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세계시장 점유율은 18.3%로 3분기 17.2% 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TSMC의 점유율이 52.1%로 압도적이기는 하지만 직전분기 53.1% 보다 1%포인트 내려간 탓에 삼성전자와 TSMC의 점유율 격차는 더 좁혀졌다. 추정 매출 차이도 지난해 3분기 3.09배에서 4분기 2.8배로 줄어든 상태다.
업계에서는 윤 당선인이 규제는 완화하고 지원은 늘리는 방향으로 반도체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힌 만큼 파운드리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TSMC 추격이 더 빨라질 수 있다고 기대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현재 ‘반도체 초강국’을 실현하기 위해 인재 육성부터 규제 해소, 투자 인센티브 등을 포함한 반도체 초격차 확보 지원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도체 업계의 숙원인 인력난 해결 방안으로 ▲반도체 특성화 대학 지정을 통한 학생·교수 정원 확대 ▲인공지능(AI), 전력 등 분야별 반도체 대학원 신설 지정을 통한 석박사 전문인력 확충 등이 검토되고 있고, 비전공 학생의 반도체 전공 전환 교육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계약학과 확대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부분이다.
특히 인수위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우리 반도체 기업들이 차세대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산업을 중점 지원 대상으로 정한만큼 파운드리 공장 신·증설을 촉진하기 위한 예산 지원도 뒤따를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 초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세계적인 반도체 전문가인 이종호 후보자가 내정된 것도 반도체업계가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 내정자는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 한국연구재단 ICT 융합연구단 전문위원, 과기정통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별위원회 위원, 과기정통부 인공지능·소프트웨어 자문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자문 활동을 해 왔다는 점에서 산업육성에 걸맞는 전문가라는 평가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50세 때 '연소득 7120만원' 2차 부머가 온다[내 집을 시니어하우스로]](https://cwcontent.asiae.co.kr/asiaresize/93/2024110622310189427_1730899861.jp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