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를 강행하기로 한 다음날인 13일 검찰이 술렁이고 있다.
수장인 김오수 검찰총장은 전방위 호소 작전에 돌입했다. 부장검사의 사표가 나왔고 검찰 내부망에는 비판 글이 쏟아지고 있다. 검수완박이 정말 현실화되면 검찰의 미래가 불투명해질 것이란 위기의식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조직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총장은 이날 오후 3시 대검찰청 기자실을 찾아 출입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검수완박' 법안의 문제점들을 설명한다. 김 총장이 직접 자청한 자리다. 김 총장은 이날 오전 국회를 찾아 박병석 국회의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과 면담하려 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취소됐다. 국회 측과는 계속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한다.
김 총장은 국무회의 의결권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에게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토록 건의하는 방법도 검토중이다. '검수완박' 법안이 "헌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비판한 만큼 법안이 실제 통과될 경우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 심판을 청구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충격과 우려, 허탈감으로 사표를 내는 검사도 나왔다.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으로 알려진 이복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에 사직글을 올리며 "검수완박으로는 수사기관의 잘못된 관행을 없앨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부장검사의 사직 글엔 "사표는 반드시 필요한 때, 필요한 사람들이 내야 한다"며 재고를 요청하는 동료들의 댓글이 수두룩하게 달렸다. 현 사태에 책임있는 이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글도 올라왔다. 대검 정문 앞엔 '총사퇴하세요'란 글귀가 적힌 화환이 배달되기도 했다.
강백신 서울동부지검 공판부장 역시 글을 올려 '검수완박' 법안의 위헌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헌법이 전제하고 있는 수사 제도, 권력 분립의 원리, 수사권을 전제로 하는 검사의 영장청구권 조항 등과 민주당 법안들이 곳곳에서 충돌한다고 설명했다.
전국 평검사 대표회의를 열어 이번 문제를 논의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대전지검 평검사 일동은 전날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전국의 평검사 대표들이 모여 형사소송법 개정 이후 수사 과정에서 느끼는 현실적 어려움, 검찰 수사권이 폐지될 경우 겪게 될 부작용, 사건 암장 위험성과 범죄 은폐 가능성 증대 등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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