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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물가, 41년만에 최고치…정점 찍었나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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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물가, 41년만에 최고치…정점 찍었나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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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에 도달했지만 끈질기고 불만스럽게 높다." 월가의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12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후 내놓은 평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까지 반영된 3월 인플레이션 지표는 당초 우려대로 1년 전보다 무려 8.5% 급등해 1981년 12월 이후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제 월가의 질문은 하나로 요약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정점을 찍었는가?

◇‘인플레 정점’ 낙관론 내놓는 월가

도이체방크, UBS, 모건스탠리를 비롯한 주요 투자은행들은 이날 공개된 3월 CPI를 ‘인플레이션 정점’으로 평가했다. 그간 인플레이션 주범으로 꼽혔던 중고차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한 데다, 공급망 개선 신호가 확인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에 이어 대차대조표 축소 시기까지 구체적으로 예고하는 등 긴축 행보를 본격화했다는 점도 향후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배경으로 평가된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3월 근원CPI가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점을 주목하며 인플레이션 정점 가능성을 제시했다. 3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하는 데 그쳐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중고차 가격 등 주요 공산품 가격 하락에 기인한 것이다.


도이체방크는 "지난해 중고차 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4월 지표에서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3월 CPI가 정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류 헌터는 "3월 보고서에서 주목할 점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마침내 완화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앞서 3월 CPI 상승폭을 정확히 8.5%로 예측한 UBS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이제 정점을 찍고 5월 7.2%, 8월 5.9%, 10월 4.5%로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도 이러한 정점론이 반영됨에 따라 이날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하락했고 선물시장의 연말 정책금리 전망치도 2.59%에서 2.42%까지 떨어졌다. Fed 2인자인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 지명자는 이날 "근원 물가가 예상보다 더 떨어졌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면서 향후 신속한 금리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아직 멀었다" 회의론… 인플레 고착화도 우려

다만 회의론자들은 지난해 인플레이션이 치솟을 당시 제롬 파월 Fed 의장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시적’이라고 일축하며 오판했던 사례를 꺼내든다. 현 시점에서 이들의 판단이 모두 틀린 것으로 확인됐다는 점을 꼬집는 것이다. 이날 CPI 발표 후에도 국제유가는 6%이상 올랐다.


최근 중국의 상하이 봉쇄 조치처럼 코로나19 확산세와 이로 인한 공급망 차질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는 것 역시 인플레이션에 상방 압력이 되고 있다. 여기에 주거비용부터 식품, 서비스, 임금 모두 강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어 이제는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우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기업 비용에서 에너지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임금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인플레이션 둔화를 확신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설명이다.


건들락 CEO의 발언도 이러한 고착화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정점에 도달했지만 끈질기고 불만스럽게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3월 CPI가 정점을 찍었다면서도 "1년 내내 (인플레이션이) 뜨거운 수준을 지속할 수 있다" 고 평가했다.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도 커질 전망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치솟는 유가를 잡기 위해 고(高) 에탄올 함유 휘발유 거래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등 추가 대책을 공개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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