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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비난하고, 교과서선 '강제징용' 빼고…심화되는 日 역사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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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강제징용',일본군 '위안부' 등 서술 뺀 교과서 검정 통과
일부 日 누리꾼, 재일한국인 수난사 다룬 드라마 '파친코'에 근거없는 비난도
서경덕 교수 "사도광산 이슈서 우위 점하려는 시도…전세계에 역사 알려 日 압박해야"

애플TV+에서 공개된 드라마 '파친코'. 사진=애플TV+

애플TV+에서 공개된 드라마 '파친코'. 사진=애플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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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최근 일본에서 전쟁범죄 역사를 축소·은폐하는 내용이 담긴 교과서가 검정 통과된 데 이어 일제강점기를 다룬 애플TV+ 드라마 '파친코'에 대한 근거없는 비난이 나오는 등 일본 내 역사 왜곡 경향이 짙어지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는 일본 정부가 나서서 역사 왜곡을 벌이는 일이 반복되면서, 이같은 경향이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고스란히 전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애플TV+에서 공개된 드라마 파친코를 향해 일본 누리꾼들의 무분별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파친코는 동명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의 만행과 재일한국인들의 수난 등을 다뤘다. 조선인 강제 징용과 일본군 '위안부', 관동대지진 학살 등의 역사적 사실도 담겨있다.

일본의 일부 누리꾼들은 일본 내 포털사이트,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파친코가 역사 왜곡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로 파친코가 재일한국인의 시점에서 미화됐다거나 애플TV+가 한일 양국의 입장을 공평하게 반영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에 따르면 일본 내 주요 매체들은 파친코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고 있으며, 애플 재팬은 1000억원을 들여 제작한 파친코의 예고편을 일본 내에 공개하지 않는 등 홍보를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역사 왜곡 경향은 갈수록 심화되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달 29일 일본은 역사 왜곡이 반영된 일본사탐구, 지리탐구 등 사회과 교과서 대상 검정 심사 결과를 공개했다. 교과서에서는 조선인 '강제 연행'과 '종군 위안부' 등의 표현이 삭제되고,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라는 억지 주장이 강화됐다. 종군 위안부는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사죄하고 군의 관여를 인정하는 의미로 사용되던 표현이다.


또 지난달 28일에는 일본 외무성이 욱일기를 광고하는 영상을 만들어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이 영상은 한국어를 포함해 영어, 중국어 등 10개 언어로 제작됐으며, "욱일기는 일본 문화의 일부이자 번영과 활력의 상징", "수백년에 걸쳐 내려온 전통문화가 현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등의 설명이 담겼다. 심지어 청사초롱을 형상화한 지난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 로고가 욱일기 문양을 쓴 것이라는 근거없는 주장까지 펼쳤다. 욱일기는 일본이 2차 세계대전과 태평양 전쟁 당시 사용했던 것으로,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내년에 일선 학교에서 사용되는 것을 목표로 일본 문부과학성에 검정을 신청한 일본 고교 교과서에 한국 영토인 독도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로 표기돼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내년에 일선 학교에서 사용되는 것을 목표로 일본 문부과학성에 검정을 신청한 일본 고교 교과서에 한국 영토인 독도가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로 표기돼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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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일본 정부가 심화되는 역사 왜곡 경향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서경덕 교수는 "역사왜곡은 늘 있었던 일이다. 하지만 일본 누리꾼들 사이에서 이같은 경향이 더 짙어지는 이유는 정부기관에서 나서서 (역사왜곡)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최근 일본 정부의 '전쟁범죄 축소' 교과서 검정 통과와 욱일기 홍보 영상 등 역사왜곡 경향이 고스란히 대중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어 "특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서비스를 통해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전세계를 강타했다보니 이런 문화콘텐츠의 위력을 일본 누리꾼들도 인식한 것 같다. 문화콘텐츠를 통해 일본의 가해역사가 전세계인들에게 알려질까봐 두려워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특히 일반 시민이나 극우단체가 아닌 일본 정부에서 역사왜곡을 심화시키고 있는 상황이 옳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현재 한일 관계가 좋지 않다.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를 두고 한일 양국이 역사적 대치 국면에 있지 않나. 그런 상황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국내 여론을 먼저 선점하려는 의도가 짙게 깔려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도광산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 동원 현장으로, 최근 일본 자민당 국회의원들이 이를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 교수는 이어 "우리도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항해 세계적인 여론을 움직일 필요가 있다. 일본 정부에서 역사 왜곡을 벌일 때 우리 정부도 잘못된 점을 계속 지적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들이 (잘못된 영상, 교과서 등) 바꿀 수 있도록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가면 감정적인 싸움으로 치달을 위험도 있다. 전 세계인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알리고 홍보해서 일본을 압박하는 방법을 하는 게 어떤가 싶다"고 제언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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