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국제 유가 급등에 따라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지만, 유가 하락에 따른 수익률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이달 한 달 간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원유 인버스 ETF로 큰 자금이 몰렸다. 설정액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ETF는 1일 기준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로, 5320억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이어 TIGER 원유선물인버스에도 3635억원이 순유입됐다. 국내 ETF시장에 순유입된 자금은 1조7570억원으로 절반 이상(50.96%)의 자금이 원유 가격 하락에 베팅한 것이다.
다만 이들의 기대 만큼이나 큰 수익을 거두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먼저 모든 인버스ETF는 추종 기초지수 일별 수익률의 -1배를 반영한다. 유가가 계속 회보하게 되면 투자기간이 길어질 수록 손실이 누적될 수 있다.
특히 두 ETF는 모두 선물에 투자한다. 또 S&P의 GSCI Crude Oil Index ER을 기초지수로 추종한다. 지수명 끝에 ER은 투자하는 선물의 롤오버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수익도 지수에 반영한다는 의미다. 이는 선물의 월물 교체시 추가 수익 또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최근 상황은 유가가 급등하면서 결제월이 멀수록 선물가격이 현물보다 낮아지는 백워데이션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다시 말해 롤오버를 수차례 거치는 장기간 투자를 할 경우, 실제로 유가가 하락한다고 해도 유가 인버스ETF의 수익률은 유가의 -1배보다 부진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기대 수익률이 낮아지는 것이다.
흔치는 않지만 이 상품들이 원자재 선물을 기초로 한다는 점에서, 시장 상황에 따라 보유월물의 확대나 교체가 일어날 수 있다. 2020년 유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하며 급등락을 나타냈을 때, S&P는 긴급조치를 통해 기초지수의 월물을 당시 기준으로 2020년 6월물이 아닌 7월물로 변경했다. 유가 선물의 최근 월물 가격을 기준으로 유가 급락을 기대하며 투자한 경우, 실제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해인 대신증권 연구원은 "특수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유가 선물의 최근 월물 가격을 기준으로 유가 급락을 기대하며 투자한 경우, 유가 인버스 ETF가 수익률을 예상만큼 가져다주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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