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공습 여파에…미·러 30년 국제우주정거장 파트너십 깨질까
국제우주정거장(ISS) 66차 원정대원인 미국인 엔지니어 마크 밴더하이(뒷편)와 러시아 엔지니어 표트르 두브로브가 컴퓨터로 소유즈 MS-19 긴급 대비 절차에 대한 훈련을 하고 있다.(출처 : NASA)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공습이 국제우주정거장(ISS)의 미래를 불확실 속으로 밀어넣었다."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 협력 결정체이자 30년 파트너십의 역사가 담긴 ISS가 위기에 놓였다.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두 국가의 신경전 여파가 우주으로 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두 국가 중 한 곳이 빠지기만 해도 ISS는 사실상 운영이 불가능해 이번 사태가 우주 연구의 퇴보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미국 우주항공국(NASA)은 29일(현지시간) 미국인 우주비행사 마크 밴더하이가 30일 러시아인 우주비행사 표트르 두브로브, 안톤 슈카플레로프와 함께 소유즈 MS-19 우주선을 타고 지구로 귀환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발생하면서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로 귀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으나 우선은 예정대로 미·러 우주인이 함께 러시아 우주선을 타고 귀환할 것이라고 NASA가 발표한 것이다. 앞서 이달 초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밴더하이를 우주정거장에 남겨두고 떠나는 가상의 상황을 담은 영상을 제작, 국영매체를 통해 공개해 미국을 압박한 바 있다.
밴더하이는 지난해 4월9일 ISS에 도착해 355일 연속이라는 개인 우주 체류시간 신기록을 세우고 돌아오게 된다.
ISS는 1998년 미국과 러시아 등이 참여해 건설을 시작해 만들어진 현재 가장 큰 규모의 우주정거장으로, 1000억달러(약 121조3000억원) 이상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21년간 이곳에는 인간이 머물렀고 100개 이상의 과학실험이 진행돼 왔다. 미국과 러시아 외에도 캐나다, 일본 등 16개국이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는 미국인 4명, 러시아인 2명, 독일인 1명으로 구성된 66차 원정대원 7명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ISS 운영의 핵심은 미국과 러시아가 각자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ISS 내부도 양국의 구역이 나뉘어 있다. 미국은 정거장을 가동할 수 있는 전력 공급을 맡고 러시아는 추진력을 만들어 우주정거장이 궤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고도를 유지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또 ISS와 지구를 오가는 과정에서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이용해야만 한다. 결국 미국과 러시아 어느 한 쪽이라도 빠지면 운영이 어렵다. 이러한 점을 들어 드미트리 로고진 로스코스모스 사장은 지난 12일 "서방 세계의 제재가 ISS 운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ISS의 추락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당장은 미·러가 ISS 관련 협력을 하고 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향후 두 국가의 협력에 균열이 생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은 적이 아니라 친구를 필요로 한다"면서 러시아가 서방 국가의 제재에 대항해 ISS와 관련한 협력을 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2011년 ISS에서 5개월간 연구를 한 론 가란 전 NASA 우주비행사는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언급, "ISS 역사상 국제 파트너십의 가장 큰 위기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ISS 우주항공사로 있었던 미국인 앤 카푸스타는 러시아가 가장 쉽게 ISS에서 철수하는 방법은 자국 우주항공사들을 모두 귀환시키고 추진체를 더 이상 가동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9~12개월 이내에 ISS 가동이 불가해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미국과 러시아의 시스템이 서로 연결된 부분이 너무나도 많아서 이를 해체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유영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또 누가 우리를 돕지 않은 줄 알아? 한국이야"…...
‘우주 패권’을 쥐고 있던 러시아에 일부 의존할 수밖에 없는 미국은 우주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선 지난해 12월 ISS에 대한 투자 시기를 2024년에서 2030년으로 연장했다. 또 이날 달 탐사를 위한 예산 15억달러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를 비롯한 우주 관련 업체들을 빠르게 키워나가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