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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아카데미]'코다' 최고 영예 작품상 등 3관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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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OTT 최초로 최고상 거머쥐어…각색상·남우조연상도
남우주연상 '킹 리처드' 윌 스미스…폭력·욕설 해프닝 사과
윤여정 수어로 남우조연상 수상자 발표, 난민 도움도 호소

[2022아카데미]'코다' 최고 영예 작품상 등 3관왕(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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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 헤이더 감독의 영화 '코다'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오리지널 영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품었다. 각색상(션 헤이더)과 남우조연상(트로이 코처)까지 차지하며 3관왕에 올랐다.


애플TV+에서 2500만 달러(약 280억 원)에 사들인 '코다'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수상작으로 호명됐다. '벨파스트', '돈 룩 업', '드라이브 마이 카', '듄', '킹 리차드', '리코리쉬 피자', '나이트메어 앨리', '파워 오브 도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 쟁쟁한 작품을 제치고 이룬 성과다. 이로써 OTT 후발주자인 애플TV+는 그동안 꾸준히 후보를 내놓았던 넷플릭스는 물론 월트디즈니, 워너브라더스 등 전통의 영화산업 강자들을 제치고 오스카 최고 영예를 안았다.

'코다'는 청인 자녀와 농인 부모가 서로에게 음악을 선물하고 이를 공유하는 내용의 가족 드라마다. 수어를 담은 이미지와 서정적인 노래로 감동과 재미를 동시에 전한다. 원작은 에릭 라티고 감독의 영화 '미라클 벨리에(프랑스·2014)'다. 헤이더 감독은 청춘의 성장에 적잖게 주안점을 두며 원작보다 분위기를 밝게 조성했다. 담담하게 개개인의 감성을 담아내며 실화가 주는 힘을 배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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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남우조연상을 받은 트로이 코처의 호연도 일조했다. 연극 무대에서 갈고 닦은 수어 연기로 딸을 향한 사랑과 염려, 불안 등 복잡한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특히 상기된 얼굴로 딸 루비(에밀리아 존스)의 재능을 실감하는 순간 보여주는 세밀한 몸짓은 영화의 백미로 손꼽힌다.


'코다'는 비교적 최근 작품을 리메이크해 시상식 시즌 중반까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할리우드에서 집중 조명된 끝에 유력한 후보로 언급되던 '파워 오브 도그'의 기세를 누르기에 이르렀다. 감독조합상(DGA) 후보에 오르지 못한 영화가 오스카 작품상을 받기는 브루스 베리스퍼드 감독의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1989)'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여우주연상은 '타미 페이의 눈'의 제시카 채스테인에게 돌아갔다. '타미 페이의 눈'은 1970년대에 기독교 방송 네트워크를 설립해 인기를 얻었다가 각종 논란과 사기로 추락한 타미 페이 베커 부부를 다룬 드라마다. 채스테인은 실제 모습을 알아보기 힘든 분장으로 열연을 펼쳐 많은 관심을 모았다. 자연스러운 표현에 일조한 린다 다우즈는 이날 분장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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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주연상은 '킹 리처드'의 윌 스미스가 차지했다. '알리(2001)', '행복을 찾아서(2006)'에 이어 세 번째 후보에 오른 끝에 트로피를 품었다. '킹 리처드'는 비너스·세레나 윌리엄스 자매를 테니스 여제로 길러낸 아버지 리처드 윌리엄스를 조명한 전기 영화다. 리처드 윌리엄스를 연기한 스미스는 까탈스러우면서도 가족애가 넘치는 아버지상을 보여준다. 그간 그려온 따뜻하고 묵직한 존재감으로 흑인 사회의 비애와 올바른 자녀 교육의 중요성을 동시에 설파한다.


스미스는 연기력을 인정받았으나 마냥 웃을 수 없었다. 이날 동료 배우 크리스 록의 뺨을 때리고 욕설해 화제의 중심에 선 까닭이다. 록이 아내 제이다 핀캣 스미스를 모욕해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장편 다큐멘터리상 시상자로 무대에 올라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핀캣 스미스의 민 머리를 거론하며 '지 아이 제인' 후속편을 기대한다고 농담했다. '지 아이 제인'에는 여주인공이 군 복무 중 스스로 삭발하는 장면이 나온다. 핀켓 스미스는 2018년부터 탈모로 고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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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석에서 이를 지켜본 스미스는 화를 참지 못하고 무대로 돌진했다. 이내 록의 뺨을 강하게 내리치고는 내려와 욕설을 내뱉으며 "내 아내를 입에 올리지 말라"고 소리쳤다. 연출된 상황으로 착각한 대다수 관객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으나 이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록은 "'지 아이 제인'에서 비롯된 농담일 뿐이다. 오늘은 TV쇼 역사상 최고의 날"이라며 분위기를 수습했다. 스미스는 수상 소감 도중 "아카데미 측과 모든 동료, 후보들에게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감독상은 '파워 오브 도그'의 제인 캠피온 감독이 받았다. 여성 감독으로는 세 번째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앞서 오스카를 거머쥔 여성 감독은 2008년 '허트 로커'의 캐스린 비글로와 지난해 '노매드랜드'의 클로이 자오다. '파워 오브 도그'는 1920년대 미국 서부 몬태나주 목장을 배경으로 하는 심리 스릴러물이다. 사랑을 기대할 법한 이야기 안에서 철저한 복수극을 펼친다. 그 속에 피해자 서사의 강조나 캐릭터에 이입할 여지는 부재하다. 시스템과 문명에 의해 쇠락하는 것들을 몰락으로 환기하며 남성성을 해부하는 동시에 미국 정신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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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상은 '벨파스트'의 케네스 브래너 감독이 수상했다. '벨파스트'는 북아일랜드 수도 벨파스트에서 버디(주드 힐)와 그의 가족이 겪은 일들을 다룬 드라마다. 브래너 감독이 1960년대 말 천주교와 개신교 갈등이 빚어낸 폭동 등 자신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 그는 "1969년 벨파스트를 메운 폭도들이 떠난 뒤 사람들을 가둔 바리케이드와 한 가족이 자신의 보금자리를 떠날지 말지를 고민하게 만들었던 봉쇄에 대한 이야기"라며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가족의 안전을 걱정해야 하는 팬데믹 상황과의 접점을 짚어낸 바 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일본)'는 국제장편영화상을 품었다. 일찌감치 예견된 수상이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각본상을 시작으로 로스앤젤레스 비평가협회 작품상·각본상, 뉴욕 비평가협회 작품상,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영국 아카데미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전미 비평가협회 작품상·각본상·감독상·남우주연상 등을 싹쓸이했다. 이 영화는 중년 지식인 남성이 자기 보호의 껍질을 벗고 자신을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이야기를 느긋한 속도와 시선으로 들여다본다. 중심에는 언어의 확장에 관한 통찰이 자리한다. 극 중 극의 형식을 빌려 대사를 곳곳에 배치하고 소박한 은유를 만들어내 영화언어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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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007 노 타임 투 다이' 타이틀 시퀀스에 등장하는 '노 타임 투 다이'는 주제가상을 받았다. 뮤지션 빌리 아일리시가 작곡하고 녹음한 곡이다. 사랑과 불신 사이에 놓인 본드의 복잡한 감정을 애절하고도 처절한 의지로 표현한다.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 오스카 주제가상은 낯설지 않다. 최근에도 아델의 'Skyfall(스카이 폴)'과 샘 스미스의 'Writing’s On The Wall(스펙터)'이 수상의 기쁨을 누린 바 있다.


기술상은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이 싹쓸이했다. 촬영상(그레이그 프레이저), 편집상(조 월커), 미술상(파트리스 베르메트), 음향상(맥 루스), 시각효과상(폴 램버트) 등이다. 이 작품은 최첨단 기술력으로 프랭크 허버트의 원작 소설이 자극한 독자의 상상력을 대체로 만족시켰다고 평가받았다. 의상상은 '크루엘라'의 제니 비번이 가져갔다. 이미 '전망 좋은 방'과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로 트로피를 받았던 디자이너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소녀 에스텔라가 디자이너 크루엘라로 성장하는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의상 277벌을 제작했다고 전해진다. 주연한 엠마 스톤과 꾸준히 교류하며 의상의 방향성을 정하는 등 다양한 노력으로 새로운 빌런을 탄생시키는 데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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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조연상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아리아나 드보스가 챙겼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무대에서 쌓아 올린 내공을 바탕으로 등장하는 순간마다 압도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은 점을 인정받았다. 장편 애니메이션상은 바이론 하워드·자레드 부시·채리스 카스트로 스미스 감독이 합작한 '엔칸토: 마법의 세계'에 돌아갔다. 특별한 능력을 지닌 마드리갈 가족 가운데 유일하게 평범한 미라벨(스테퍼니 비어트리즈)이 위기에 처한 신비의 마을 엔칸토를 구하는 내용이다. 미라벨의 성장을 그리는 동시에 가족의 화합을 가리킨다. 화려한 색감으로 마을의 모습을 완성하고 경쾌한 리듬을 더해 영웅의 서사를 흥미롭게 답습했다고 평가받는다.


한편 한국 배우 최초로 지난해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은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참석했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관례에 따라 전년도 수상자를 시상자로 초청한다. 윤여정은 지난해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바 있다. 윤여정은 이날 수어를 통해 남우조연상 수상자인 '코다'의 트로이 코처의 이름을 발표했다. 코처는 청각장애인 배우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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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은 시상식에서 "할리우드 사람은 아니지만, 다시 이곳에 오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여기서 수상 후보들의 이름을 보니 제대로 발음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게 됐다"며 사과했다. 그는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내 이름은 윤여정인데 유럽 사람들은 ‘여영’이나 ‘유정’ 등으로 잘못 불렀다"며 "지금까지 내 이름을 잘못 부른 여러분 모두 용서해드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윤여정은 이날 블랙 드레스를 입고 클러치를 든 채로 레드카펫에 등장했다. 왼쪽 어깨 부분에는 유엔난민기구(UNHCR)에서 전개하는 캠페인 ‘#WithRefugees(난민과 함께)’의 파란색 리본을 달았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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