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가 24일(현지시간) 반도체 및 소재주의 강세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인플레이션 우려, 우크라이나 침공과 서방의 추가 제재 등 증시 불확실성을 키우는 압박 요인은 여전했지만, 미국의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196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경제 회복에 대한 확신감이 더 컸다는 평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49.44포인트(1.02%) 상승한 3만4707.94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63.92포인트(1.43%) 오른 4520.1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69.24포인트(1.93%) 높은 1만4191.84에 장을 마감했다.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 역시 23.24포인트(1.13%) 높은 2075.44에 장을 마쳤다.
종목별로는 반도체, 소재주 등 경기회복에 따른 수혜가 큰 종목들이 이날 상승세를 주도했다. 엔비디아는 전장 대비 9.82% 상승 마감했다. 인텔은 6.94%, AMD는 5.80% 뛰어올랐다. 테슬라는 1.48% 상승해 '1000슬라' 고지를 되찾았다. 뉴코(4.34%), 프리포트 맥모란(3.29%) 등 소재주도 오름세에 거래를 마쳤다.
우버는 뉴욕시 택시와 제휴해 뉴욕시 택시들도 우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고객 예약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4%이상 치솟았다.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주가는 구글이 스포티파이 자체 결제 시스템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힌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소폭 상승해 장을 마감했다. 전기트럭업체 니콜라는 상업용 전기트럭 생산 개시 발표 효과로 5%이상 올랐다.
투자자들은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 이와 관련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 정상들의 유럽 회동, 국제유가 움직임, 인플레이션 우려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속도 등을 주시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대를 지속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는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가 상승으로 에너지는 물론 플라스틱, 비료 가격도 오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짚었다. 이에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한 Fed 당국자들 또한 한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향후 긴축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음을 연일 시사하고 있다. 이날 채권 시장에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368%까지 올랐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우크라이나전 발발 후 처음으로 유럽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벨시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 7개국(G7),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해 러시아 대응 문제를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직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G20에서 퇴출당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내 대답은 예스(yes)"라고 답변했다. 또 러시아가 화학 무기를 사용한다면 대응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러시아 추가 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 국가두마(연방의회 하원)와 하원 의원 328명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두마 의원 외에도 미사일, 헬리콥터 제조업체를 비롯해 러시아 방산 관련 기업 48곳, 수십병의 러시아 엘리트들도 명단에 포함됐다. 영국 역시 같은 날 러시아 은행, 핵심사업, 개인 등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했다.
트레저리 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인 리차드 사퍼스테인은 "시장은 근본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보다 더 위험하고 불확실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BNP파리바의 대니얼 모리스 수석 시장 전략가는 "2월 중순까지는 금리 인상이 (시장이 우려하는) 전부였으나, 이후에는 전쟁이 전부였다"며 "지금 환경에서 어려움은 이제 어디에 투자해야 하느냐"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공개된 고용 지표는 호조를 보였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일주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전주보다 2만8000명 감소한 18만7000명으로 1969년9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도 훨씬 밑돈다. 같은 날 공개된 4분기 경상적자도 전분기 대비 0.9% 줄어든 2178억8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국제유가는 이란의 핵 합의 복원 가능성과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가능성을 주시하면서 하락했다. 이날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59달러(2.3%) 하락한 배럴당 112.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NATO가 러시아 에너지 제재 카드를 당장 꺼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유가가 하락했다고 밝혔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은 상승했다. 금 선물은 전장 대비 1.24% 오른 온스당 1961.50달러를 나타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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