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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기원 조사 과학자들 "中 정부 비협조에 좌절"[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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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적

WHO 조사팀 방문한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앞 경비요원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WHO 조사팀 방문한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앞 경비요원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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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세계보건기구(WHO) 등 과학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비협조로 난항을 겪고 있다.


2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WHO 과학자문그룹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을 조사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정보에 접근할 수가 없어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WHO는 벌써 1년 전부터 이 연구를 시작했지만 아직도 마무리 짓지 못한 상태다. 네이처는 "전세계가 미래의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답을 기다리고 있지만 과학자들은 오랜 기다림으로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우한화난수산물도매시장. 사진 출처=연합뉴스

우한화난수산물도매시장. 사진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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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연구가 늦어지고 있는 것은 중국 정부의 비협조 때문이다. 중국에서 연구 중인 영국, 미국, 호주 등 각국 과학자들은 코로나19의 기원과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중국 정부를 탓하고 있다. 초점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확산) 초기인 2020년 1월 바이러스가 집중 검출된 중국 우한의 화난 수산물도매시장에 상품을 공급했던 농장의 동물ㆍ농부로부터 채집한 샘플의 분석 결과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박쥐 등 야생동물로부터 발생해 인간에게 전파된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발표됐던 WHO 조사단의 초기 보고서는 화난 수산물도매시장에서의 야생동물 거래에 대해 모호하게 표현했다. 보고서는 "화난 수산물도매시장에선 야생동물 불법 거래가 발견되지 않았고 2019년 즈음에 살아 있는 포유류가 판매됐다는 기록도 없다"면서도 2014년 화난 시장에서 너구리 등 살아있는 동물이 판매된 사진이 첨부돼 있었다.

제8호 태풍 이름 작명에사용된 너구리

제8호 태풍 이름 작명에사용된 너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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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WHO 보고서 발표 직후 중국의 보존생물학자들이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충격적인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31종의 보호종을 포함한 4만7000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2019년 11월까지 화난 수산물도매시장을 비롯한 우한 지역에서 판매됐으며, 시장에서 일상적으로 도축이 진행됐고, 그중 상당한 숫자의 동물들은 전염병을 옮기는 종류들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WHO 과학자들은 중국 측에 2019년 9~12월사이에 채취된 우한 주민들의 혈액에 대한 코로나19 항체 검사와 야생동물 농장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지난해 8월 "코로나19가 우한에서 기원했다는 가설을 연구하는 데 협조할 수 없다"며 WHO에 거부 입장을 공식 통보했다.


에드워드 홈즈 호주 시드니대 생물학교수는 "우리는 이번 사태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파악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데이터를 사용할 수가 없는 절름발이 신세"라고 한탄했다. 이와 관련 중국 정부는 2020년 3월 대학ㆍ연구소 등에 지침을 내려 코로나19에 관한 연구물은 배포 전 사전 검토를 받도록 의무화한 바 있다. 보통 전염병의 기원을 알아내는 연구는 결론을 내리기까지 수년이 걸린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번처럼 정치적 장벽으로 인해 연구가 지장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해법을 마련해 내지 못하고 있다. 마리아 반 케르코프 WHO 전염병 전문가는 "만약 우리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얻지 못한다면 (보고서엔) 채워야 할 여백이 있게 될 것이며, 사람들은 추측으로 그 여백을 메우려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 2월 애리조나대학과 고려대 등 한국과 미국, 영국, 호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다국적 연구진은 우한 화난수산시장이 코로나19의 진원지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었다. 2019년 12월 처음으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들이 화난수산시장 근처에서 집중됐고, 너구리 등 포유류가 이 시장에서 판매됐다는 점 등이 근거였다. 연구팀은 2019년 12월 화난수산시장에서 판매된 살아 있는 포유류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상인ㆍ고객 등에게 옮겨져 팬데믹으로 확산됐다고 추론했다. 다만 추론일 뿐 구체적인 증거를 대지는 못했다. 미국은 2019년 팬데믹 이후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출됐다는 주장을 폈다. 반면 중국은 2019년 10월 우한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참석한 미군이 퍼뜨렸다며 반박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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