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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빠진 NFT 미술품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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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빠진 NFT 미술품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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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직장인 A씨는 최근 자신이 구매한 NFT 미술품 때문에 골치다. 지난 1월 초 해외 NFT 거래소에서 1ETH(1이더리움·당시 470만원)에 구매한 미술품을 다시 되팔려했지만 자신이 원하는 가격에 미술품을 사려는 구매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판매가를 1.2ETH(약 560만원)로 정하고 일주일을 기다렸지만, 현재 매수 호가창에 걸려있는 제안은 0.5ETH(약 175만원) 하나가 전부다. 호가창에 걸린대로 팔아야 한다면 300만원의 손해를 봐야한다.


디지털 미술 중심의 NFT 시장 열기가 시들하다. 거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거품이 꺼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의 목소리마저 나온다. 반면, 현물 미술 시장은 전례없는 호황을 맞으며 NFT 미술품 시장과는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NFT 거래량 둔화= 21일 NFT 데이터 조사업체 논펀저블에 따르면 전날 기준 NFT 미술품 평균 거래가격은 1697달러로 2000달러를 하회하고 있다. 이는 올해 고점을 찍었던 지난 1월 2일(1만5951달러)의 10분의 1 수준이다. 외신에선 전 세계적으로 불었던 부양 기조가 완화되고 있는데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NFT 규제 조사 강화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하고 있다.


거래 수단인 가상화폐의 큰 변동성도 NFT 거품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다. NFT 거래에 주로 사용되는 이더리움의 개당 가격은 지난해 11월 고점(550만원)을 찍은 뒤 계속해서 하락해 지금은 35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11월에 1ETH을 주고 산 미술품을 지금 1ETH에 되판다면 200만원이 넘는 손해를 보게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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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 조차 "NFT 거품"= NFT 미술품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게 된 것은 지난해 3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미국의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이 만든 이미지 콜라주 작품 ‘매일: 첫 5000일’이 6930만달러(약 785억원)에 낙찰되면서다. 300MB 규모의 JPEG 파일인 이 작품은 크리스티 경매 역대 출품된 디지털 작품 중 최고 가격으로 거래됐다. 그러나 작가인 비플마저도 이같은 가격 형성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여러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NFT는 100% 거품이며, 구매자는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NFT 미술품의 예술적 가치에 대한 의구심도 거래 하락의 요인으로 꼽힌다. NFT 투자자 B씨는 "요새 NFT 거래 시장을 보면 캐릭터 몇 개 그려놓고 수백, 수천만원에 올려놓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라며 "미술품 본연의 가치는 무시하고 단순히 ‘희소성’에만 기대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저작권 등 법적 보호 장치도 모호하다. 국내 현행법에서는 물리적으로 실재하는 유체물에만 소유권이 인정된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현행법에서는 NFT와 같은 디지털 저작물을 소유권의 대상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NFT 거래에서 소유권이 거래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거래 대상이 정확히 무엇인지 특정할 수 없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다시 그림 경매 나선 MZ세대= NFT 열풍이 한풀 꺽이면서 현물 미술 시장은 유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미술품 공동 구매 플랫폼이 속속 생겨나는 등 거래 장벽이 낮아지며 MZ세대들의 새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1년 한국 미술시장 결산’에 따르면 경매·화랑·아트페어 등 국내 미술시장은 1조원에 육박한 9223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3291억원 규모였던 전년 대비 2.8배 늘었다.


지난 16일 학여울역 세텍(SETEC)에서 개막한 화랑미술제 VIP오픈에는 5시간 동안 3850명이 방문해 첫날 최다 방문객 수를 기록했다. 오픈 첫날 매출은 45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화랑미술제 5일간 판매액 72억원의 60%를 초과한 기록이다. 17일 평창동 프린트베이커리에서 열린 국내 신진 화가 청신의 개인전에는 전시 시작전부터 수십명의 사람들이 몰렸다. 작가의 그림을 구매하기 위해 새벽부터 텐트를 치고 대기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미술협회 등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정식으로 감정가가 책정된 현물 작품은 그 가치가 오르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라며 "국제 정세에 따라 큰 가격 변동성을 보이는 NFT 미술품과 비교해 안정성 측면에서 현물 미술품이 우위를 가질수 밖에 없는 이유"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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