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측 "집무실~비서동 이동에 상당 시간"…탁현민 "뛰면 30초"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17일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여기 안 쓸거면 우리가 그냥 쓰면 안 되나 묻고 싶다"고 했다.
탁 비서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좋은 사람들과 모여서 잘 관리할 테니…"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극히 개인적으로 저는 당선인의 청와대 이전에 전혀 의견이 없다"며 "다만, 이미 설치돼 운영·보강돼 온 수백억원의
각종 시설들이 아깝다.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역사들, 그리고 각종 국빈 행사의 격조는 어찌하냐"고 지적했다.
이어 "노태우 대통령 때부터 일해온 정원 담당 아저씨, 늘 따뜻한 밥을 해주던 식당 직원, 책에도 안 나오는 수많은 이야기를 구술해주던 시설관리 담당 아무개 선생님도 모두 그리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탁 비서관은 "청와대가 사람들의 관심과 가보고 싶은 공간인 이유는 거기 대통령이 있기 때문"이라며 "일전에 '저도'를 반환했을 때 관심이 많았지만, 결국 관심이 사라지고 사람이 별로 찾지 않는 공간이 됐다"고 했다.
경남 거제시 저도는 대통령 별장이 있는 작은 섬으로, 1954년부터 대통령의 여름 휴양지로 쓰였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반환을 약속하면서 지난 2019년 9월 개방됐다.
그러면서 탁 비서관은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었을 때도 '신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이는 윤 당선인을 1909년 당시 일제 통감부에, 국민을 왕정 체제의 신민에 각각 비유한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7일 오후 점심 식사를 위해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김은혜 대변인 등과 함께 통의동 집무실에서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그는 또 다른 글을 통해 윤 당선인 측이 집무실을 이전하려는 이유 중 하나로 꼽았던 '청와대 내 집무실과 비서동 간 사이가 멀다'는 점을 반박하기도 했다.
앞서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의 청와대 구조는 국민보다 대통령에 더 집중된 구조다. 비서동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올라가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시민과의 소통에서 단절돼 있고 고립이 돼 있었다. 궁극적으로 대통령 보호에만 최우선을 뒀다"며 이전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탁 비서관은 "대통령 집무실을 비서동으로 옮긴 지 5년이 됐다"며 "조금 전 (집무실에서 비서동 사이의) 이동 시간을 확인했는데 뛰어가면 30초, 걸어가면 57초로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했다.
한편 현재 윤 당선인 측은 대통령 집무실을 기존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광화문의 정부서울청사와 외교부 청사 등도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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