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 인터뷰
공예에 대한 대중적 관심, 소비·유통으로 연결돼야
공예 종사자의 온라인 유통 활성화에 역량 집중
한복 생활화 위해 근무복, 교복 적용 추진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포스트팬데믹과 더불어 사회 전 분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오히려 공예가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는 생활 속 한 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다. 생활의 일부가 된 ‘반려기물’이 정서적 안정을 돕는 문화는 곧 공예의 역사와도 궤를 같이한다,”
다양한 취미와 개성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SNS로 홍보하는 문화가 일반화되면서 공예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술품 경매시장에서도 수납장, 의자, 조명 등 다양한 공예 작품이 출품되는가 하면 온라인 마켓 플랫폼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인테리어 소품도 어렵지 않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만난 김태훈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은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출품해 큰 호응을 얻은 기획전시 ‘사물을 대하는 태도’를 소개하며 “갤러리보다 큰 전시공간인 문화역서울284에서 시민들과 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며 “특히 공예 작품 속 메시지를 쉽게 전달하도록 한지 모빌 제작, 도자기 만들기 등 체험과 시연 프로그램을 통해 전시와 체험을 결합한 점이 이번 전시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공예, 디자인, 사진, 영상 등 38팀의 작품 290여 점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문화역서울284 1층에 하늘과 땅, 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대지의 사물들', 2층의 인간과의 지속적인 삶을 이어가는 소중한 반려로서 공예를 바라보는 '반려 기물들', 한국의 다양한 생활문화를 담은 공예 '생활의 자세들' 등 총 3장으로 구성됐다. 환경위기에 대한 실천적 메시지와 전통과 현대를 잇는 공예의 사물성으로 해외 출품 당시 현지에서 찬사를 받았다.
이처럼 예술과 기술적 우수성을 해외에서 인정받은데 반해 국내 공예산업은 코로나19 장기화와 유통망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원장은 “4조2000억원 규모의 공예시장에서 전통공예, 현대공예 등 수공예 중심 종사자 수는 2만명으로 영세한 편”이라며 “여기에 대량생산된 생활용품과의 경쟁으로 시장규모가 축소되고 있어 공예품 소비를 확대하고 민간 협력을 통한 온라인 유통망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와 공급자 사이의 유통 분야 활성화를 언급한 김 원장은 전업 작가의 성장과 우수 인력 유입을 통해 산업이 활성화 돼야 공예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는 5월 20일부터 개막하는 공예주간 또한 전국적 페스티벌 행사로 공예인의 참여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 원장은 “작가 지원과 같은 공급적 정책 지원이 주를 이뤄왔다면 앞으로는 작품 가치를 올릴 수 있는 옥션, 해외 아트페어 지원과 더불어 온라인 유통활성화를 위해 네이버나 아이디어스, SSG와 협업을 통해 공예작가의 입점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중국 소수민족 의상으로 한복이 등장하며 국민적 분노와 함께 관심이 집중됐다. 김 원장은 한복 공정 논란에 대해 “이를 통해 국민들에게 한복의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생각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한복의 생활화기 떄문에 한복진흥센터를 통해 교복, 근무복을 한복으로 보급하는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진원 측은 현재 한글박물관, 종로구청, 밀양시 등이 한복 근무복을 도입해 적용하고 있으며 30여 곳의 지자체와 기관이 공진원과 한복 근무복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공예와 공공디자인, 그리고 한지와 한복과 같은 전통 문화는 자립하기 쉬운 분야가 아닐뿐더러 각광받는 분야도 아니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중장기 정책수립을 통해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공예, 디자인과 전통문화 각 분야의 독창적인 콘텐츠를 통해 한국 공예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더욱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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