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수입 곡물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식탁 물가가 한 차례 더 들썩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관세청과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수입 곡물 가격은 최근 2년 새 47% 이상 상승했다. 지난달 곡물 수입량은 196만4000톤, 수입금액은 7억5831만달러로 집계됐다. 톤 당 가격은 386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306달러와 비교해 26.0% 상승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기 직전인 2020년 2월의 262달러보다는 47.4%나 올랐다.
밀의 경우 세계적으로 수요가 높은 반면 공급이 불안정한 상태라 꾸준히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수입 밀(메슬린 포함)의 톤당 가격은 369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37.3% 올랐고 2년 전보다는 46.6% 상승했다. 옥수수 역시 아르헨티나·브라질 작황 우려와 밀 가격 상승 등으로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수입 옥수수의 톤당 가격은 335달러로 1년 전보다 40.1%, 2년 전보다는 63.4% 올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런 상황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생산하는 밀과 보리는 전 세계 수출량의 3분의 1에 달하는데 이번 일로 곡물 생산과 유통이 원천적으로 막혀서다. 식량 부족 사태를 대비해 이미 곡물 수출 통제에 들어간 국가도 있다.
수입 곡물의 가격 상승은 이를 원료로 하는 국내 식료품과 사료 등의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경우 결국 소비자와 농가가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사료용 밀과 옥수수를 주로 수입하는데 국내 식품 기업에선 이들 국가에서 들여오는 원재료 비중이 크지 않다. 또 수개월 분의 곡물을 미리 비축한 상황이라 단기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전반적인 가격인상 여파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내 식품회사들은 곡물 등 원자재를 비롯해 물류비 등 제반 비용 상승을 이유로 지난해부터 이미 한차례씩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식품회사의 경우 원료비 비율이 타 업종 대비 높은 편에 속한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업계 재고 등 원료 수급 상황을 점검하면서 수입선 변경과 대체 입찰 등 다각도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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