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와의 전쟁이 20일째로 접어드는 등 장기화돼 피해가 확대되면서 러시아와의 평화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열린 나토 합동원정군(JEF) 지도자 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가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토 가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국민들도 이해하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의 힘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를 도움으로써 유럽을 도울 것을 요청한다"며 "우리는 러시아의 목표물이고, 우크라이나가 버티지 못하면 모든 것이 유럽에 불리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여러분의 지원 없이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며 "지원 확대가 여러분의 안보와 안전을 어떻게 지키는지 보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앞서 젤렌스키 정부는 지난 2019년 나토 가입을 헌법 전문에 국가목표로 게재하며 강력하게 나토 가맹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와 평화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나토 가입을 공식적으로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 중단은 러시아가 휴전 협상에서 주장하는 핵심 요구 사항 중 하나로 우크라이나는 나토 가입 포기를 중요한 협상카드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평화협상은 실제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4차 평화협상을 진행중으로 기존보다 분위기가 완화되고 타협점을 점차 찾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호르 조브크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 측이 더는 우크라이나에 항복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 대표단은 회담 후 긍정적인 분위기를 느꼈다"고 밝혔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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