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1기신도시 재정비 추진 등
尹 당선인 공약·집값 견인 호재 기대
금리 인상·상승 피로감에 보합 전망도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올해 집값 흐름을 결정할 최대 변수로 ‘재건축’이 꼽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약속한 재건축 규제 완화, 1기신도시 재정비 사업 추진 공약 등이 그런 시각의 기본 소재다. 재건축 활성화 시기에 집값이 약세를 보인 적은 없다는 점에서 이 같은 환경은 올해 집값을 끌어올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금리인상 기조와 장기적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은 집값 상승을 억제할 요소다. 정리하면 올해 부동산 시장은 강보합과 약보합 사이를 오가는 ‘울퉁불퉁’ 장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시기에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며 "특히 강남 재건축 단지 등 고가 시장에서의 집값이 하락 징후를 보이지 않는 한 전체 시장이 약세로 전환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건축 활성화 기대감에 들뜬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는 건 통계로도 확인된다. 부동산빅데이터 플랫폼 아파트실거래가(아실) 통계에 따르면 대통령선거가 있던 9일부터 15일까지 1기 신도시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 매물은 3385건에서 3305건으로 2.4%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기 군포시 매물은 3.1%, 경기 고양시 일산 동구 매물도 2.0% 감소했다. 노후 단지가 밀집된 상계동이 있는 서울 노원구 매물도 2.0% 줄었다. 재건축 추진 단지가 몰려 있는 목동이 속한 양천구 역시 이 기간 1.8% 매물이 감소했다.
거래절벽과 함께 매물쌓임 현상이 가속화 됐던 대선 전과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용적률 규제 완화 등 이슈로 서울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면서 이런 분위기가 주변 단지로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최근 서울시가 아파트 최고층수를 35층으로 규제하는 이른바 ‘35층 롤’ 폐지까지 발표하면서 재건축 활성화에 대한 시장의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윤석열 정부 5년 동안 가장 큰 테마는 재건축이 될 것 같다"며 "향후 집값의 바로미터, 풍향계도 재건축 시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30년 이상 공동주택 정밀안전진단 면제, 과도한 기부채납 방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완화, 1기 신도시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사업을 활성화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법 개정이나 공약 현실화 등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현재로선 한강변이나 강남권 또는 1980년대 준공된 노후단지들을 중심으로 올 하반기 강보합 시장이 펼쳐질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금리인상이나 여신규제, 가격 고점 우려 등 주택시장 분위기가 위축돼 있어 거래량이 단기적으로 크게 늘어나기엔 한계가 있다"고 부연했다.
박 수석전문위원도 "통계적으로 집값이 하락한다기보다 약보합세와 강보합세가 불규칙적으로 반복하는 박스권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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