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모빌리티…'딴 우물' 파는 유통家

"미래 먹거리 선점 잰걸음"
헬스케어 전문회사 설립하는 롯데
쏘카에도 투자 3대주주로
아모레·LG생건 의료기기 관련
SPC삼립은 사료 제조 등 눈독

유통업계가 급변하는 유통 환경 속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한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롯데헬스케어’ 설립을 통해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전날 롯데지주 는 이사회를 열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헬스케어 전문회사 ‘롯데헬스케어’ 설립을 결정했다. 출자금액은 700억원이다. 롯데는 지난해 8월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지주 경영혁신실에 헬스케어팀과 바이오팀을 만들면서 관련 자회사 등 사업 구체화를 예고한 바 있다. 롯데헬스케어는 과학적 진단·처방 등 건강관리 전반에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 고객 헬스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 몸을 정확히 이해하는 새로운 건강 생활’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그룹사 간 시너지도 강화한다. 식품 사업군은 건강기능식품과 건강지향식 제품 개발을 확대하고, 롯데호텔의 실버타운 사업도 서비스가 촘촘해질 전망이다. 롯데헬스케어는 헬스케어 플랫폼을 국내 시장에 정착시킨 후 개인 유전자 대체불가능토큰(NFT), 웰니스(건강) 의료기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플랫폼 연계 오프라인 센터를 통한 글로벌 진출에도 나선다. 유전자 진단, 개인 맞춤 처방 등 영역에서 경쟁력 있는 곳에 대한 지분 투자 등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또다른 미래 먹거리로 꼽고 있는 모빌리티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도 꾀하고 있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에 진출, 교통·관광·쇼핑 인프라와 항공 교통을 연결하는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에 나선 롯데는 최근 롯데렌탈을 통해 쏘카 지분 투자에 나서 3대 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한편 유통가에선 주주총회를 앞두고 신사업 등을 염두에 둔 사업 목적 추가도 관찰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은 이달 24일 주주총회에서 계열사 에스트라의 흡수합병에 따라 ‘의료기기 제조업 및 판매업’을 사업 목적으로 추가하는 안건을 다룬다. 에스트라는 태평양제약이 2015년 이름을 바꾼 곳으로 2012년부터 피부과 등 병·의원에 전용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LG생활건강 은 28일 주총에서 기존 사업목적 ‘의약품, 원료의약품, 의약외품, 의료기기 등의 제조, 가공, 판매와 소분 매매’에 ‘수입’을 추가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자회사 피지오겔 제품 수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절차로 풀이된다. 피지오겔은 지난해 말 ‘스킨스테빌리티 프로인텐시브 로션MD’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증받았다. 이 제품은 현재 태국 소재 네어코스메드가 위탁생산하고 있다.

SPC삼립은 25일 주총에서 건강기능식품과 사료 제조의 판매·유통 및 수출입업 등 신사업에 따른 사업 목적을 추가할 예정이다. 신세계푸드도 28일 콘텐츠 제작 유통 및 판매업과 캐릭터 상품의 제조 판매업 및 제3자 라이선싱 부여를 신규 사업 목적에 추가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닮은 캐릭터 ‘제이릴라’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이를 활용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