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시아 협력' 中기업에 경고 날리자…中 거세게 반발

기업·개인 2차 제재 가능성 언급한 미국
중국 외교부 "미국, 중국 권익 침해 말아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미국이 러시아와 거래를 끊지 않는 중국 반도체·IT 기업과 개인에 대한 2차 제재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중국에 강력한 경고를 날렸다. 중국 정부 역시 이에 다시 반발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됐다.

美정부 2차 제재 가능성 경고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미국의 대(對) 러시아 수출 제한 조치를 무시하는 중국 기업들을 "폐쇄 조치할 수 있다"며 2차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다. 반도체칩과 소프트웨어(SW) 등 반도체 장비를 러시아에 계속 공급하는 모든 기업들이 대상이다.

러몬도 장관은 이어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SMIC 등이 반도체칩을 러시아에 판매하는 사실을 알게 될 경우 우리(미국의) 장비와 소프트웨어 사용을 막음으로써 본질적으로 SMIC를 폐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러시아의 침공 전인 지난달 6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만약 실제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다면 이에 대해 러시아는 전략적 대가를 지불해야 할 뿐 아니라, 중국이 이를 지원할 경우 중국 역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미리 경고했다.

중국 "미국, 중국 권익 해쳐선 안돼"

미국의 2차 제재 기류에 대해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과 개인의 합법적 권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주도의 대 러시아 제재 방침에도 러시아와의 교역 등 협력을 유지해왔다. 최근에는 러시아 에너지 원자재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미국은 우크라이나 문제와 러시아와의 관계를 처리하면서 중국의 우려를 엄정하고 진지하게 다뤄야 하며 어떤 방식으로든 중국의 권익을 해쳐선 안 된다"며 이같이 답했다.

자오 대변인은 또 "제재는 근본적으로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며 "중국은 독자 제재와 확대 관할(long arm jurisdiction·일국의 법률 적용 범위를 나라 밖까지 확대하는 것)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자오 대변인은 중국의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입장에 대해서는 "어떤 변화도 없다"며 "관련 당사자들이 화해와 대화를 촉구하는 노력을 강화해 긴장을 완화하고 우크라이나 문제가 하루빨리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러시아의 긴밀한 관계에 대한 미국 매체들의 비판 보도에 대해 "미국은 중국을 겨냥한 거짓 정보를 연이어 유포하며 갈등을 전가하려 하고 어부지리를 노리는데, 그 수단이 비열하고 속셈이 음험하다"며 날을 세웠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