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3년차'…국내외서 탈출구 찾는 면세업계
면세점 내국인 구매한도 폐지 맞춰 VIP 마케팅…결제 포인트 제공 등
中 보따리상 모시기 과열 경쟁은 '독'…"정상화까지 최소화해야"
면세업계가 업황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이달 구매한도 폐지에 발맞춰 내국인 VIP 마케팅 강화에 나서는 한편, 하반기 해외 여행객 복귀를 기대하면서 외국인 고객 확대를 위한 준비도 한창이다. 다만 코로나19라는 외부 변수 영향이 워낙 큰 데다 정상화까지 중국 보따리상(따이궁) 모시기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업계 시름은 여전한 상황이다.
7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면세점은 이달 내국인 면세점 구매한도 폐지에 맞춰 초고가 상품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내국인 대상 대규모 증정 및 할인 행사를 연다. 롯데면세점 시내점에서 5000달러(약 600만원) 이상 구매하는 내국인에게 결제 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결제 포인트 'LDF 페이'를 최대 96만원까지 증정한다.

롯데면세점은 이달 중 5000달러 이상 구매하는 내국인을 대상으로 최대 96만원 규모 'LDF 페이'를 증정한다. 모델들이 롯데면세점 내국인 마케팅을 알리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이달 중 해외로 출국하는 내국인에게 적용되는 면세점 구매한도 5000달러가 1979년 제도 신설 후 43년 만에 폐지된다. 그간 국내 면세점에선 샤넬·롤렉스 등의 초고가 가방·시계 등을 구매할 수 없었던 내국인에게 구매 길이 열리면서 면세점도 일정 부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최근 국내 면세점의 내국인 방문객 비중은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인 데다 면세한도는 여전히 600달러(약 72만원)에 머물고 있어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구매 물품이 제한적인 제주 면세점을 제외하면 현재 내국인 비중은 1% 수준에 그친다"며 "면세한도 상향을 통해 세금 부담을 줄여 구매한도 폐지의 실효성을 올리는 게 업계의 숙원"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연기했던 신규 해외 면세점 오픈 등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롯데면세점은 호주 시드니·베트남 다낭 시내 면세점 오픈은 4~5월로 잠정 확정하고 코로나19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하반기부터 해외 이동이 자유로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준비 중"이라며 "외국인 대상 마케팅도 재차 본격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당장의 숙제는 코로나19 상황 속 의존도가 더욱 커진 따이궁에 대한 수수료 경쟁 완화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1619억원으로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6월(1조1130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그쳤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이 출입국을 통제하면서 따이궁 구매가 줄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업계는 따이궁 매출 회복을 위해 각 사의 수수료 경쟁이 더욱 과열되는 상황을 염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임계치에 다다른 수수료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 마이너스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며 "이를 최소화하면서 빠른 상황 정상화를 준비하는 게 당장의 숙제"라고 피력했다.
올해 재개될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도 주요 화두다. 업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도 면세 업황은 예전 같지 않을 것으로 보고,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전략적으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 고정 임대료 방식이 아닌 매출액 등을 기반으로 한 임대료 방식을 기대하고 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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