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목적 모르겠다…푸틴 타도해야" 포로된 러 군인들 '충격 폭로'

5일(현지 시각) 러시아군 포로 10여명이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의 통신사 인테르팍스-우크라이나 사무실에서 열린 외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우크라이나군에 붙잡혀 포로가 된 러시아군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5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시아군 포로 10여명이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의 통신사 인테르팍스-우크라이나 사무실에서 열린 외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 자리는 많은 러시아군을 생포했다는 우크라이나군 당국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온 러시아군 포로들은 자신이 이번 전쟁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참전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 포로인 드미트리 코발렌스키 중위는 "부대가 이동하기 전날 저녁에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병사들은 국경을 넘어갈 때까지도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몰랐다"고 전했다.

모스크바에서 복무 중이었던 또 다른 포로 병사도 "이 전쟁의 목적을 모르겠다"며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훈련하러 가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저 정부의 이익을 위해 새끼 고양이처럼 여기에 던져졌다"고 했다.

한 병사는 "어린 징집병들이 여기서 죽어가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리고 싶지 않아서 우리의 시신을 가져가지 않는다. 실종자라고 알리지만 그건 거짓말이다"라고 폭로했다.

이들은 러시아 국민에게 이번 전쟁을 멈추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코발렌스키 중위는 "러시아 수뇌부는 '군사 훈련'이라며 육군 장교들도 속이고 침공을 준비했다"며 "러시아 국민이 봉기해서 푸틴 대통령을 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포로도 "러시아 TV에서 말하는 것과 정말 다르다. 러시아 사람들이 TV를 끄고 푸틴 대통령 말을 듣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군사 장비가 지나가지 못하도록 사람들이 나가서 러시아 도로를 차단해야 한다"며 "모든 사람이 거리에 나오면 푸틴 대통령이 철군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군이 자국 부상병들을 자체적으로 사살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2일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최근 트위터에는 포로로 붙잡힌 것으로 보이는 한 러시아 병사가 어머니와 통화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병사는 러시아군이 사망자들의 시체를 수습하지 않고 부상자들까지 죽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모두를 죽였다"며 "나는 살아서 현재 포로로 붙잡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도와달라"며 "부대에 편지를 쓴다던가, 지휘관한테 직접 말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영상은 온라인상에서 확산하며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다만 언제, 어디에서 촬영된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아 포로가 된 러시아군이 주변 환경과 협박 때문에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러시아군 사상자 수가 1만1000여명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2일까지 자국 군인은 498명이 사망하고 1597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군은 2870명이 사망하고 3700명이 다쳤다고 했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