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전자손실 없는 광합성 전자전달 모방해 염료 화학분자 설계 전략 제시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식물이 광합성 하는 방식을 모방해 태양전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염료가 태양 빛을 흡수해 만든 전자를 손실 없이 전극에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염료분자 디자인 전략이다.
이 염료를 쓴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기존보다 최대 60% 이상 향상된 효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화학과 권태혁·권오훈 교수팀이 기존 염료 분자의 도너-억셉터 분자구조에 새로운 화학 구조인 ‘분자 유닛’을 추가해 식물광합성의 전자전달 방식을 모방할 수 있는 염료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염료는 분자 유닛 간 강한 상호작용(electronic coupling)과 약한 상호작용을 모두 가진다는 특성이 있다.
강한 상호작용은 분자 내에서 전자를 빠르게 전달하지만 전자(-)와 정공(+) 재결합도 빠른 단점이 있었다.
약한 상호작용을 추가로 형성해 전자를 빠르게 전달하면서 재결합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 염료 분자를 쓴 태양전지는 최대 10.8%의 효율을 기록했다. 이는 염료 분자 내 상호작용을 조절하지 않는 태양전지보다 60% 이상 향상된 수치이다.
제1저자인 화학과 노덕호 연구원은 “분자 내 서로 다른 상호작용을 형성해 각기 다른 상호작용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상호 보완해 식물 광합성에서의 전자전달 방식을 모방할 수 있는 태양전지용 분자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식물 광합성은 전자를 한 방향으로만 전달(vectorial electron transfer)해 전자(-)가 역으로 돌아와 정공(+)과 재결합하는 것을 막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엽록소가 빛을 흡수해 만든 전자가 재결합으로 인한 손실 없이 다음 광합성 단계로 잘 전달된다.
실제 식물광합성에서 전자를 다음 단계로 전달하는 효율은 거의 10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연구팀은 이런 결과를 순간 흡수 분광분석으로도 정량화했다. 태양전지 내 전하 이동(전자, 정공 이동) 속도를 10~13초부터 10-1초까지 나눠 분석한 결과 이 염료는 전자를 빠르게 전달하면서도 전자와 정공의 재결합은 기존의 1/8 수준으로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식물 광합성에서 전자를 한 방향으로 전달하는 특성과 유사하다.
흡수 분광 분석법 연구를 주도한 권오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기화학, 분광학, 전기화학, 계산화학 등 다양한 분야 지식을 접목한 융합 연구의 성과”라고 소개했다.
권태혁 교수는 “식물 광합성을 본떠 빛에 의해 생성된 전자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분자 디자인을 개발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분자 설계 전략은 태양전지뿐만 아니라 인공 광합성, 광촉매 분야 등 다양한 곳에 적용할 수 있어 큰 파급력이 있는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연구는 세계적 권위지인 셀(cell)의 자매지 ‘켐(Chem)’에 2월 16일 자로 온라인에 공개됐다.
연구는 일본 신슈(Shinshu)대학교 쇼고 모리(Shogo Mori)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노덕호 UNIST 석박통합과정 대학원생, 박준혁 UNIST 박사, 한현규 UNIST 박사과정 대학원생, 김예진 UNIST 박사가 공동 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이 추진하는 ‘기후변화대응과제’와 울산과학기술원 등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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