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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 영화보다 더 나아간 바이오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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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 영화보다 더 나아간 바이오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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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공학박사·베스핀글로벌 고문


IT의 개발 속도를 지칭하는 용어로 무어의 법칙이 있다. 1년 반마다 반도체의 집적도가 2배로 향상된다는 1960년대에 유행했던 예측이다. 실제로는 24개월로 수정이 되기도 했으며, 삼성전자에서는 12개월로 줄여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었다. 이것은 인터넷 경제를 설명하는 주요한 지표로 사용되기도 한다. 같은 가격에 반도체의 성능이 2배로 올라가거나 동일한 성능의 반도체 가격이 절반으로 떨어진다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반도체 성능 향상은 집적도와 발열량을 감당하는데 한계가 있기 마련이어서 최근에는 무어의 법칙의 종말이 다가왔다는 논의도 자주 들린다.

IT가 발달하면 전통적인 산업의 첨단화도 아울러 진행된다. 4차산업의 그늘에 가려 있었지만 바이오산업 측면에서도 엄청난 발전을 이뤄내고 있었다. 코로나가 초기 우한에서 발발했을 때,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 했었다. 전세계에서 가장 큰 합성생물학 연구소가 1999년에 설립된 베이징 유전체 연구소이며, 실제로 이러한 병원균은 현재의 기술로는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인류를 위협하는 바이오에러와 평화를 위협하는 바이오테러에 관련한 사례들은 신문 구석에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뉴스에서 전세계가 걱정해야 하는 뉴스로 몸집을 키웠다.


뉴욕타임즈의 기자이자 게놈프로젝트의 공동설립자인 스티븐 코틀러는 저서 투모로우랜드(2015)에서 나쁜 의미의 바이오 테러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였다. 2002년 미국 스토니브룩 대학의 바이러스 학자인 액커드 윔머는 통신판매로 DNA를 구매해서 소아마비를 일으키는 유전체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당시는 수년간 6억원이 들어가는 프로젝트였으나, 지금은 IT와 인공지능의 발달로 일주일 정도의 시간과 200만원정도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조만간 거의 비용이 들지 않는 수준까지 비약적인 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쁜 의도로 만들어서 퍼뜨린다면 소아마비를 근절하기 위해 인류가 들인 노력과 비용이 순식간에 허물어질 수도 있는 스토리다.


장애를 극복하는 것은 인류의 과제 중 하나이다. 시력 상실로 인한 시각장애를 기술로 대체하려는 시도가 상당한 진척을 이루었다. 뇌의 시각 중추에 눈 대신 카메라를 연결해서 물체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아직은 원래의 안구만큼 기능을 하기에는 차이가 크지만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로 보아 머지않은 장래에 영화 같은 장면이 펼쳐질 것이다. 시력에 관한 이러한 연구가 완성 단계에 이르면 사회적으로 엄청난 혼란이 있을 수도 있다. 기계적인 눈은 인간의 눈을 넘어서는 능력을 가질 수 있다. 자외선이나 적외선 영역을 보고, 몸을 투시할 수도 있다. 또한 기계 눈은 몸의 아무 곳에나 붙여도 안될 것이 없다. 사람들이 자신의 안구대신 능력이 뛰어난 인공 렌즈로 바꾸겠다고 하는 시도가 나올 법도 하다. 미래의 인간은 과거 드라마 속의 육백만 불의 사나이나 소머즈가 현실이 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국에서도 불과 몇 년 전에 줄기세포의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세계적으로 줄기세포의 존재나 검출 등에 있어서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다. 어떤 것으로도 분화가 가능한 줄기세포를 이용한 바이오 산업은 세상을 다시한번 바꾸기에 충분한 소재를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이 분야의 선점은 중요한 것이다. 1990년에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처음으로 시작되었을 때, 필요한 연구비용은 3000억원 이상이었다. 기술의 발달로 2010년에는 이러한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하는데 필요한 비용이 6000만원정도로 줄었으며, 불과 2년후인 2012년에는 100만원정도로 엄청난 하락을 기록하였다. 조만간 만원 정도면 하루만에 유전체 분석 결과를 받아볼 수 있을 것이다. 실로 IT의 자체의 발달을 뛰어넘는 속도이다. 어쩌면 영화보다 실제 과학이 더 나아가 있는 부분들도 있을 수 있다. 흥분되는 상상이기는 하지만 현실에서 나쁘게 쓰이질 않기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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