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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몰리는 돈]우크라 전쟁 공포에 치솟는 금값…8개월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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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몰리는 돈]우크라 전쟁 공포에 치솟는 금값…8개월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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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시장은 위험을 감수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쟁 공포감은 투심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당장 러시아가 침공에 나설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할 때마다 급락하는 주요국 증시가 대표적이다. 위험 자산에서 빠져나온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과 엔화, 미국 국채 등으로 몰리는 모습도 확인된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해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이들 안전자산은 랠리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1900달러 돌파한 금값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이 포격을 주고받았다는 소식은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불을 지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오는 4월 인도분 금은 전장 대비 1.6%(30.50달러) 오른 온스당 190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이 온스당 19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작년 6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외환시장에서도 안전자산인 엔화, 프랑화 강세가 확인됐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14.93엔까지 떨어졌다. 엔화 가치는 전장 대비 0.50% 절상됐다. 스위스 프랑화 역시 달러당 0.919프랑을 나타냈다. 엔화와 프랑화 가치는 이달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침공이 임박했다는 전쟁 공포감은 채권 금리도 끌어내렸다. 이날 뉴욕 채권 시장에서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선을 밑돌았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1.4%대까지 떨어졌다. 국채 금리 하락은 그만큼 안전 자산인 국채 가격이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78%), S&P500지수(-2.12%), 나스닥지수(-2.88%)는 일제히 하락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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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턴유니언비즈니스솔루션스의 조 마님보 수석시장분석가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투심이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마크 챈들러 배녹번글로벌포렉스 수석시장전략가는 "주말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며 "시장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미 "불가침 선언하라" 갈등 골 깊어져

우크라이나 사태는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는 이날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또다시 설전을 벌였다. 특히 미국은 이 자리에서 향후 러시아가 취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 침공 시나리오를 상세히 열거하는 이례적 행보를 취해 눈길을 끌었다.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침공이 현실화하는 것을 막고 더 나아가 협상의 주도권까지 잡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를 찾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언제든 가능하다는 미 정보당국의 판단을 소개하며 러시아 측에 ‘불가침 선언’을 촉구했다. 그는 돈바스 지역에서의 포격 역시 침공 명분을 만들기 위해 먼저 선제공격을 받은 것처럼 꾸미는 ‘가짜 깃발’ 작전일 수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향후 러시아의 행보가 ▲침공 구실을 만들어 ▲대응을 명분으로 최고위급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 ▲전쟁에 돌입하는 수순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블링컨 장관은 "나는 전쟁을 시작하려는 게 아니라 예방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킬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 사실이라면 즉각 병력을 철수하고 협상 테이블로 외교관을 보내라"고 다음 주 외무장관 회담도 제안했다. 이는 안보리 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나 "며칠 내 침공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밝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과 동일한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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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러시아는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는 입장이다.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유감스럽게도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으로 인해 긴장 고조가 예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안보리 회의에 참석한 세르게이 베르쉬닌 러시아 외무부 차관 또한 미국 측이 제시한 시나리오가 "위험한 주장" "근거 없는 의혹"이라며 "유감스럽다"고 반박했다.


양측은 여전히 외교적 해법 여지를 남기고 있지만 향후 협상은 험로가 예상된다. 현재 러시아는 앞서 미국 등 서방이 이미 한 차례 거부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배제, 동유럽의 NATO 기지 건설 포기 및 군사자산 철수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러시아가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의 바트 고먼 부대사를 추방한 것도 양국 갈등을 키우고 있다. 러시아는 워싱턴 주재 러시아 고위 외교관 추방에 대한 보복 조처라고 입장을 밝혔으나, 미국은 "정당한 이유 없는 추방"이라며 "긴장 고조 행위로 간주하겠다"고 반발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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