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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오해와 진실]②시멘트에 대한 상반된 평가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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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C&E 폐열발전소 전경. 소성로(kiln)에서 발생하는 1400도의 고온을 재활용한다. 킬른의 전후 공정인 예열실과 냉각기에 별도의 보일러를 설치해 대기로 배출하는 열원을 회수, 증기를 생산하고 이를 통해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대기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친환경 발전설비다. [사진제공=쌍용C&E]

쌍용C&E 폐열발전소 전경. 소성로(kiln)에서 발생하는 1400도의 고온을 재활용한다. 킬른의 전후 공정인 예열실과 냉각기에 별도의 보일러를 설치해 대기로 배출하는 열원을 회수, 증기를 생산하고 이를 통해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대기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친환경 발전설비다. [사진제공=쌍용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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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시멘트는 석회질, 점토질, 규석류, 산화철을 섞어 만든다. 이 재료들을 분쇄해 섞은 뒤 고열로 끓여 '클링커(Clinker)'라는 중간 생산물을 만들고, 여기에 석고를 일정 비율 섞으면 시멘트가 된다.


폐기물 가운데 폐플라스틱이나 폐비닐, 폐타이어 등은 연료로, 석탄재나 오니류(하수처리 침전물 등), 버려지는 금속제조용 거푸집 등은 원료로 재활용된다. 소성 과정에서 이런 '대체원료 및 연료(순환자원)'를 사용하는 것이 유연탄을 쓰는 것보다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더 적다.

그러나 이런 사실과는 무관하게 국내에서는 '쓰레기 시멘트'라는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시멘트업계는 "해외에서는 폐기물을 재활용해 주면서 '그린 시멘트'로 평가받는데 한국에서만 '쓰레기 시멘트'라는 악평을 받고 있다"고 탄식했다.


시멘트산업에서 순환자원 재활용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는 1970~80년대 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해 시멘트 소성로를 활용한 순환자원 재활용을 확대해 왔다. 처치 곤란한 폐기물들을 재활용한다는 의미에서 유럽에서는 '그린 시멘트', 일본에서는 '에코 시멘트'라고 높이 평가한다.


국내 시멘트산업의 순환자원 재활용률은 전체 연료 중 23% 수준으로 유럽 재활용률(46%)의 절반에 불과하다. 재활용이 가장 활성화된 독일의 68%에는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 유럽은 2035년까지 순환자원 연료 재활용률을 65%까지 확대하는 등 폐기물 처리문제 해결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시멘트산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린 시멘트'라는 시멘트업계의 주장에 대해 국내에는 여전히 불편한 시각이 존재한다. 시멘트 공장 인근 주민들의 폐질환 발병의 원인은 시멘트와 인과관계가 없다는 대법원의 판결에도 주민들은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또, 순환자원 재활용 초기에 일부 시민단체가 '쓰레기 시멘트'라는 왜곡된 주장을 펼쳤음에도 시멘트업계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탓도 크다. 시멘트업계가 국제통화기금(IMF) 금융위기 여파로 경영위기에 빠지면서 일반 국민에게 순환자원 재활용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충분히 알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시멘트 유해물질 배출기준에 대한 잘못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시멘트 공장의 질소산화물 배출허용기준은 2007년 1월 이후 설치된 시설은 270ppm, 2015년 1월 1일 이후 설치된 시설은 80ppm을 적용받는다. 그러나 2015년 이후 설치된 시설은 하나도 없어 전국의 모든 시멘트 공장이 가장 완화된 기준인 270ppm을 적용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기준은 유리제품 업계 180ppm, 철강업계 170ppm, 소각업계 50ppm 보다 훨씬 약하다는 지적이다. 시멘트 공장 질소산화물 배출허용기준을 강화하고, 현행 기준인 80ppm으로 모두 소급 적용해야 형평성 논란을 잠재울수 있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시멘트업계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시멘트 공장의 경우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가 설치공간 확보와 성능에 대한 안정성 미확보 등의 문제로 현장 적용이 어렵다. 시멘트업계는 현재 SCR 실증 기술개발 사업을 진행,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공장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시멘트협회와 영상통화 중인 에릭 웨인베르거 지오사이클 환경보건부장. [사진제공=한국시멘트협회]

한국시멘트협회와 영상통화 중인 에릭 웨인베르거 지오사이클 환경보건부장. [사진제공=한국시멘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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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멘트에 대한 상반된 평가와 달리 시멘트산업이 환경문제 해결의 대안이라는 점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최근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폐플라스틱 등 가연성폐기물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순환자원 재활용은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으로 평가받는 것은 사실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최근 '의성 쓰레기산'의 경우처럼 시멘트업계가 환경문제 해결의 구원투수로 투입된 상황"이라면서 "시멘트 소성로를 활용한 처리는 폐플라스틱 처리에 있어 단순 소각보다 나은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유럽 최대 순환자원 재활용 기업인 지오사이클(Geocycle)의 에릭 웨인베르거 환경보건부장은 한국시멘트협회와의 화상통화에서 "유럽 전역의 모든 시멘트 공장에서 50여년 간 폐기물을 순환자원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유해성 이슈는 발생하지 않는다"면서 "순환자원을 재활용해 만든 시멘트를 둘러싼 한국에서의 논란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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