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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오해와 진실]①시멘트등급제 도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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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공장에서 소성로에 넣기 전의 폐기물 모습. [사진제공=한국시멘트협회]

시멘트 공장에서 소성로에 넣기 전의 폐기물 모습. [사진제공=한국시멘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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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최근 국회와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시멘트 등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개최된 '폐기물 시멘트 성분표시 및 등급제 도입 토론회'에서 "시멘트 제품에 막대한 양의 폐기물이 들어가고, 심지어 인분까지도 투입된 시멘트는 새집증후군과 아토피 유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등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면서 "관리기준을 시급히 마련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폐기물을 사용해 생산한 시멘트에 대해서는 성분을 표시하고 등급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병성 전국시멘트대책위원회 상임대표도 토론회에서 "폐기물 시멘트는 쓰레기 처리가 곤란한 환경부와 연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시멘트업계의 야합으로 만들어졌다"면서 "스위스는 시멘트 제품에 탈륨 기준을 정하고 있고, 프랑스 역시 16가지 중금속을 관리하지만 우리나라는 기준조차 설정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 상임대표는 또 "인분이 섞인 시멘트는 실내 수분을 빨아들인 뒤 가스를 뿜어내게 되며 이 가스에 새집증후군과 아토피를 유발하는 암모니아가 포함돼 있다"는 논리를 펼쳤다.

일부 시민단체에서 이 사진 등을 소성로에 투입되기 직전의 폐기물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실제로 이 상태로 투입되지 않는다. 각종 처리절차를 거쳐 고른 알갱이로 만든 뒤(맨위 사진) 소성로에 투입한다. [사진제공=한국시멘트협회]

일부 시민단체에서 이 사진 등을 소성로에 투입되기 직전의 폐기물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실제로 이 상태로 투입되지 않는다. 각종 처리절차를 거쳐 고른 알갱이로 만든 뒤(맨위 사진) 소성로에 투입한다. [사진제공=한국시멘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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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폐기물은 유연탄 등 화석연료나 원료를 대체하기 위해 사용하는 폐플라스틱 등을 말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이런 '대체원료 및 연료(순환자원)'를 사용하는 것은 당연시 되고 있으며, 유럽 등에서는 1970년대부터 이를 사용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식수용 상수관을 순환자원을 사용한 시멘트로 만들었지만, 안전성에 문제가 없었다.


유독 국내에서만 폐기물 시멘트 유해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노 의원과 최 상임대표의 주장에 대해 시멘트업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시멘트그린뉴딜위원회 위원장 김진만 공주대 교수는 최 상임대표의 '스위스는 시멘트 제품에 탈륨 기준을 정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시멘트 제품에 중금속 권고기준을 운용 중인 나라는 스위스가 유일하다"면서 "그러나 이는 해외 시멘트업계의 스위스 진출에서 자국 시멘트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일뿐"이라고 일축했다.


'인분'을 사용한다는 주장에 대해 시멘트업계는 "황당하다"고 했다. 시멘트 공장에서는 분뇨를 사용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공장에서 사용하는 '슬러지'는 발생된 하수 등을 그대로 재활용 하는 것이 아니라, 오폐수 처리장과 분뇨처리장에서 물리·화학적 전처리 과정을 거쳐 안정화된 슬러지를 재활용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처리 과정을 거친 슬러지의 시멘트 원료 재활용은 환경적 안전성 등의 장점 때문에 해외 시멘트산업에서도 많이 사용된다. 일본에서는 연간 22만4000t, 중국 3만6000t, 벨기에 6만5000t 등의 하수슬러지를 처리해 사용한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처리된 폐기물(순환자원)이 순환자원 저장고에 쌓여 있다. [사진제공=한국시멘트협회]

처리된 폐기물(순환자원)이 순환자원 저장고에 쌓여 있다. [사진제공=한국시멘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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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15년 전인 2007년 처음 유해성 논란이 제기되자 민·관·산·학 등 각계 전문가 20여명으로 구성된 민관협의회를 구성·운영하고 있다. 민관협의회에서는 중금속 등 유럽 및 일본 기준과 비교해 차이가 없음에도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관련 기준을 마련했다. 이 기준에 따라 지금까지 매월 시중에서 유통중인 시멘트 제품을 무작위로 추출해 중금속 및 방사능 검사를 시행하는 등 시멘트의 유해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환경부는 최근 조사를 시작한 2008년 9월부터 최근까지 시중에 판매 중인 시멘트 제품을 구입해 6가 크롬 등 중금속 6개 항목을 조사·분석한 결과 중금속 함유량은 모두 기준치 이내였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시멘트업계의 순환자원 사용량은 303만7000t에서 890만2000t으로 2.9배 증가했지만 중금속 기준치를 초과해 유해판정을 받은 경우는 단 한 건도 없다.


김 교수는 "시멘트 콘크리트에 함유된 중금속이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과학적으로 확인됐다"면서 "국내 생산되는 시멘트 제품의 중금속 안전성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어느 나라에도 없는 시멘트 등급제를 도입하겠다는 발상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등급제를 도입하면 천연원료만 사용한 시멘트 제조는 불가능해 국내 시멘트산업은 공멸할 것"이라면서 "순환자원을 사용한 시멘트에 대한 안전성 여부와는 상관없이 단순히 순환자원을 사용한다는 사실만으로 시멘트에 한해 등급제를 시행하는 것은 형평성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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