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사용 제조 과정서 시멘트 등급제 도입 목소리
업계 "안전성 이미 입증 환경문제 해결 효과" 반발
해외선 '그린 시멘트'로 불려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시멘트는 놀이터 모래보다 중금속 함유량이 적다. 해외에서는 ‘그린 시멘트’라 불리는데 유독 국내에서는 ‘쓰레기 시멘트’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최근 시멘트 제조과정에서 폐기물(순환자원)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사용된 폐기물의 성분과 등급을 표시해야 한다는 ‘시멘트 등급제’ 도입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시멘트업계 관계자의 탄식이다. 유럽에서는 1970년대부터 폐기물을 대체원료 및 연료(순환자원)로 사용했지만 유해성 논란이 없는데 유독 국내에서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폐기물 재활용 시멘트는 유해한 것일까. 시멘트는 석회질, 점토질, 규석류, 산화철을 섞어 만든다. 이 재료들을 분쇄해 섞은 뒤 고열로 끓여 ‘클링커(Clinker)’라는 중간 생산물을 만들고, 여기에 석고를 일정 비율 섞으면 시멘트가 된다. 폐기물은 시멘트 제조과정에서 연료로 사용되거나 시멘트 원료로 재활용된다. 석탄재나 오니류(하수처리 침전물), 버려지는 금속제조용 거푸집 등이 원료로 재활용된다. 원료로 사용되는 폐기물은 시멘트 전체 원료의 6% 정도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일부 시민단체는 최근 ‘폐기물 시멘트 성분표시 및 등급제 토론회’에서 이 폐기물을 원료로 재활용해 생산하는 시멘트에 문제점을 지적하며 등급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시멘트업계는 "순환자원 재활용 시멘트는 안전성이 이미 입증됐고 환경문제 해결 등 효과까지 있음에도 ‘쓰레기 시멘트’로 매도되고 있다"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시멘트 등급제 도입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각종 폐기물, 심지어 인분까지도 투입돼 만들어지는 시멘트가 새집증후군과 아토피 유발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니 관리기준을 시급히 마련해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시멘트업계에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업계는 시멘트 공정에 대체원료를 사용해도 천연원료를 사용할 때와 중금속 함량은 차이가 없고, 알카리성인 콘크리트가 굳어 중금속 성분이 용출되지 않으며, 안정화된 슬러지를 재활용하지 인분은 사용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환경부 조사 내용은 어떨까. 환경부 조사에서는 폐기물 원료를 사용해도 중금속 함유량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최근 13년 동안 시판된 시멘트 제품을 구입해 중금속 6개 항목을 조사·분석한 결과 중금속 함유량이 모두 기준치 이내였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서는 "유럽 전역의 모든 시멘트공장에서 50여년 간 폐기물을 순환자원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알칼리 성분인 콘크리트가 굳으면 중금속이 용출되지 않도록 내부에 고화(固化)시키므로 유해성 이슈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지오사이클(Geocycle)의 에릭 웨인베르거 환경보건부장의 말을 인용했다. 지오사이클은 유럽 최대 순환자원 재활용 기업이다.
김진만 공주대 교수는 "시멘트 콘크리트는 중금속을 가두는 특성이 있어 콘크리트에 함유된 중금속이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과학적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쓰레기 시멘트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시멘트업계의 순환자원 사용량은 2008년 303만7000t에서 2020년 890만2000t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고 더 늘어나는 추세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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