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새해 게임 업계의 인수합병 경쟁이 치열하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소식이 나오자 최대 경쟁사인 소니도 유명 슈팅게임 '헤일로' '데스티니'를 개발한 게임업체 번지를 인수하며 맞불을 놨다.
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일본 소니는 번지를 36억달러(약 4조3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1991년 설립된 게임 개발업체 번지는 1인칭 슈팅게임 '데스티니'와 '헤일로'를 출시하며 유명세를 탔다. 특히 헤일로 시리즈는 MS의 콘솔인 엑스박스용 콘텐츠로, 2001년 발매된 이후 6편의 정식 시리즈를 출시할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소니가 4조원대 거액을 들여 번지를 인수한 것은 지난달 중순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한 MS와의 경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MS의 블리자드 인수액은 687억달러(약 82조원) 규모로 이는 2016년 MS가 링크드인 인수를 위해 투입한 260억달러(약 31조원)를 훨씬 넘어선다. 액티비전블리자드는 '콜오브듀티',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오버워치', '캔디 크러시 사가' 등 전세계적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는 게임사다.
블리자드가 보유한 유명 게임들이 MS에서만 제공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등 게임업계에서 '독점 제공' 콘텐츠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소니도 게임사 인수로 콘텐츠 확보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달 10일에는 게임 'GTA'로 유명한 대형 게임회사 테이크투 인터랙티브가 미국의 소셜네트워크 게임 개발업체 징가를 127억달러에 인수할 예정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게임업계의 인수전은 IP 확보를 통해 향후 3차원 가상공간 '메타버스' 플랫폼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함으로도 풀이된다. 또 메타버스 속에서는 대체불가토큰(NFT)의 활용도 점쳐지면서 IP를 다수 보유한 플랫폼이 시장을 선점할 수밖에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는 블리자드 인수와 관련해 “게임이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단순 콘텐츠 사업뿐 아니라 메타버스로 확장하는 발판임을 분명히 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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