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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EMP 공격도 막는다…미래 전쟁의 첨단 과학기술들[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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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폭발(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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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첨단 과학기술이 전장을 지배하는 시대다. 한국의 군사력은 세계 6위 수준, 국방과학기술력은 세계 9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전쟁의 영역이 우주, 사이버, 전자기 영역 등으로 확장되면서 첨단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같은 미래 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국책 연구기관이 개발한 첨단 소재ㆍ기술들을 살펴 보자.


◇북핵 공격 'EMP' 막는 소재 나왔다

북한이 남한을 공격할 때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 중 하나는 남한의 중부 지역 상공에서 핵폭탄을 터뜨려 EMP(Electromagnetic Pulse) 공격으로 한반도 남쪽의 모든 전자기기를 마비시키면서 시작된다. EMP 공격을 받으면 군사용 통신 체계, 방공망, 전산망은 물론 민간에서 사용하는 핸드폰, 자동차, 컴퓨터, 텔레비전까지, 반도체로 작동하는 모든 전자기기도 무용지물이 된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로 사회 전체가 마비될 수 있는 치명적인 공격이다. 그런데 이같은 걱정을 덜어 줄 소재를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구종민 물질구조제어센터장 연구팀이 개발해냈다. 'Ti₃CN 맥신'이라는 소재로,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사이언스'에 논문이 게재됐을 정도로 효용성을 인정받았다. 티타늄(Ti), 탄소(C), 질소(N)의 화합물로 1nm 두께의 평면구조를 가진 나노 소재다.

연구팀은 2016년 개발했던 맥신 소재가 전자파 차단 성능은 뛰어나지만 흡수하지는 못하고 반사해 2차 피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보완했다. 즉 기존 맥신에 질소를 추가해 새로운 소재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 소재는 머리카락 정도의 두께(약 40마이크로미터)의 얇은 필름에 불과하지만 116dB 이상의 높은 전자파 차폐 성능을 갖는다. 전자기펄스 폭탄을 방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레이더망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술에서도 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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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함정 수명 늘리고 승무원 생존성 높여

북핵 EMP 공격도 막는다…미래 전쟁의 첨단 과학기술들[과학을읽다]  원본보기 아이콘

해군 함정은 최대 1조원이 넘게 투여된 엄청난 자산이다. 많게는 수천명의 승조원들이 탑승한다. 만약 적탄 피격 등으로 손상을 입었을 때 임무를 계속 수행하는 한편 승조원들의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다. 이와 관련 한국기계연구원이 2020년 9월 개발한 한국형 '함정 전투손상통제관리시스템(CDCMS)'은 한국 해군 함정의 생존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함정이 피격된 상황에서도 지휘 통제 및 통신 능력을 유지하고 승조원의 생존성, 임무 수행 능력을 향상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특히 기존 SW가 해외 수입 제품으로 매년 해군 함정 건조때마다 120억원 가량을 지출하던 것을 국산화할 수 있었다.


또 해군 함정들의 핵심 부품이 고장났을 때 금속 3D 프린팅으로 빠르게 생산해 최대한 빨리 임무에 복귀시킬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지난해 금속 3D 프린팅 기술로 해군 주력 함정의 동력계 핵심부품인 '감속기 주축'을 보수하고 함정에 다시 장착해 1년 6개월간 해상에서 정상 운용하는 데 성공했다. 감속기 주축은 1.8m의 대형 부품으로, 새로 제작할 경우 7개월이나 걸려 장기간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진다. 비용도 6000만원이 든다.


생기연은 1달만에 감속기 주축을 복제해내는데 성공했고, 비용은 20분의1로 줄였다. 이제 한국 해군은 함정의 핵심 부품이 고장나더라도 훨씬 더 빨리 수리해 신속히 상황에 투입될 수 있게 됐다. 생기연은 3D 프린팅 기술 중 'DED(Directed Energy Deposition)' 공정을 활용했다. 1kW의 고출력 레이저 광원을 이용해 수정이 필요한 금속 표면을 순간적으로 용융시키는 동시에 공급되는 금속 분말을 실시간으로 적층해 정교한 부품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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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소재·인공지능으로 국방 강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중심으로 한 DMC(Defense Materials & Components) 융합연구단은 감시정찰 무기 체계용 부품과 고성능 센서를 개발했다. 질화갈륨(GaN) 반도체를 이용한 고출력 전력증폭기, 저잡음증폭기 및 스위치 MMIC 등의GaN RF 칩셋집적회로(MMIC) 개발을 통해 크기는 줄이고 우수한 신호변환효율은 높인 국방 및 통신용 전력증폭기를 개발한 것이다. GaN 반도체는 기존 반도체인 실리콘(Si)이나 갈륨비소(GaAs)에 비해 넓은 에너지 갭으로 인해 고전압에서 동작이 가능하고, 분극전하를 이용한 캐리어 농도가 GaAs의 10배 이상이므로 높은 전력밀도를 얻을 수 있어 고출력ㆍ고효율ㆍ소형의 전력증폭기 소자로 적합하다. 이 부품은 고해상도 레이더용 송신기, 선박 항해 레이더용 송신기 등 군 무기체계를 국산화하고 성능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한국기계연구원(KIMM)은 인공지능(AI)를 이용해 설비의 고장을 사전에 예측ㆍ방지하는 기술(PHM)을 개발해 해군 정비창의 작업시간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설비에서 발생하는 진동, 전류, 음향 등의 센서 신호를 분석해 설비의 고장을 사전에 방지해 다운타임(Downtime, 고장으로 인한 장비 가동 불가 시간)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 AI 및 딥러닝 기술과 접목하면 복잡한 기계의 고장 부위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찾아낼 수 있기도 하다. 이 기술은 지난해 4월 해군 정비창에 공급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이 질화갈륨 반도체 전력증폭기 MMIC 칩의 출력전력 특성시험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출처 : DMC융합연구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이 질화갈륨 반도체 전력증폭기 MMIC 칩의 출력전력 특성시험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출처 : DMC융합연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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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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