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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경제읽기]긴축·경기 둔화 영향…전세계 주식시장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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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변동성 확대 불안 가중
성장률 전망 양호하지만
코로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 커져

장·단기 금리 모두 상승
긴축 가능성 높아져
당분간 약세 벗어나지 못할 듯

전세계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코스피는 바닥이 어디인지 가늠하기 힘든 상태이고, 미국시장 역시 조그마한 악재에도 크게 하락할 정도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내용도 문제다. 1월들어 하락 속도가 갑자기 빨라졌고, 주가 변동성도 커져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주가 하락이 커진 건 긴축과 경기 둔화 영향 때문이다.

지금도 올해 국내외 경제가 양호할거란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성장률 전망치가 국내는 3%대, 미국이나 유럽은 4%대까지 올라와 있을 정도다. 문제는 현실이다. 작년 3분기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정점을 지났다. 코로나 발생 이후 경기회복이 약해지기 시작한 건데, 선진국의 재정지출 감소와 가계 소비 여력 축소를 감안할 때 시간이 갈수록 경기 둔화 추세가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은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 올해 미국의 재정지출이 작년보다 20% 넘게 줄면서 경제에서 차지하는 정부의 역할이 약해질 것이다. 이 상태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려면 소비 여력 확보와 물가 안정이 필요하다. 많은 나라 가계들이 코로나 극복 과정에 정부가 가계에 나눠준 돈을 가지고 있지만, 물가가 높아 소비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코로나도 문제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만만치 않다. 미국에서는 연일 80만명, 유럽 주요국에서도 30만명 가까운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작년 최고 확산 때의 두 배가 넘는 수치로 현재 코로나가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 보여준다. 온라인 소비 확대, 재택 근무 인프라 구축의 영향으로 코로나에 의한 경제 민감도가 낮아졌지만 그렇다고 영향이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다.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격리가 늘어나고 생산 참여 인구가 줄어 경제 위축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대표적인 예다. 이동제한 강도가 높아져 악영향이 서서히 나타날 걸로 보인다.


코로나로 경제활동이 둔화돼도 이제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다. 이미 긴축으로 선회한 상황이어서 다시 금리를 내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유동성 공급도 쉽지 않다. 국내 경제가 2020년 4분기부터 상승 추세에 들어갔음을 감안하면 조만간 순환적인 둔화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이 국면에 코로나 확산이 맞물리면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 경제 전망이 들어맞는다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으면 주가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다. 경제가 좋을 거라고 기대했다가 나빠지면 실망이 두 배가 되기 때문이다. 경제가 좋으면 금리를 올려도 문제되지 않는다. 경기 회복의 영향력이 금리 상승의 영향력을 압도해서인데 반대 경우에는 경기가 나쁜 상황에서 금리까지 올라 부담이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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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압박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긴축이다. 1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3월에 금리를 올리겠다고 언급했다. 금리 인상이 가시권내에 들어옴에 따라 미국의 2년물 금리가 1.15%까지 상승했다. 작년 8월 해당 금리가 0.17%였으니까 6개월 사이에 6.8배가 된 것이다. 그 영향으로 장기금리인 10년물 금리도 1.8%대 중반까지 올라왔다. 지난 5년간 미국 금리는 단기든 장기든 한 쪽만 움직여왔다. 작년 초에는 장기금리가 오르는 동안 단기 금리는 조용했고, 하반기에는 반대로 단기금리가 올랐지만 장기 금리는 하락했다. 이번에는 장기와 단기 금리 모두가 상승하고 있는데, 그만큼 긴축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2015년 이후 6년간 미국의 기준금리가 0.5%일 때 국채 10년물 금리는 평균 1.82%였다. 현재 미국의 시중금리는 연준이 금리를 한번 올리는 것까지 반영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기준금리가 1.0%와 2.0%일 때 10년물은 2.31%와 2.57% 였다. 시장에서는 올해 연준이 금리를 세 번 올려 1%로 만들고, 내년에는 2%까지 끌어올릴 걸로 전망하고 있다. 앞으로 금리 인상이 여섯 번 이상 계속되기 때문에 시장 금리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금리 인상이 끝이 아니다. 1월 FOMC에서 연준은 금리를 인상한 후 유동성 축소를 시작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얘기대로라면 3월에 테이퍼링이 끝남과 동시에 금리 인상이 이루어지고, 빠르면 2분기 늦어도 3분기에 유동성을 줄이는 작업에 들어간다는 의미가 된다.


2015년 12월에 금융위기 때 인하했던 금리를 처음 올렸다. 2017년 3월에 세 번째 금리 인상이 있은 후 유동성 축소 논의가 시작됐고, 2017년 9월 네 번째 금리인상이 있은 후 유동성 흡수가 공식화됐다. 처음 금리를 올리고 1년 9개월 후에 유동성 축소가 시작된 것이다. 이번은 예상대로라면 첫 번째 금리인상 이후 3~6개월 후에 유동성 축소가 시작된다. 긴축으로 전환이 예상보다 빠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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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연준이 상황이 좋을 때 아무 일도 안 하다가 벼랑 끝에 몰려서 정책을 급선회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다. 그렇게 하면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져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인데, 실제 그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적정 주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연준이 돈을 풀 때와 걷어들일 때에도 시장이 생각하는 적정 주가 수준이 달라진다. 돈을 풀 때에는 순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주가순이익배율(PER)이 높아지지만, 돈을 회수할 때에는 해당 배율이 낮아진다. 유동성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표지수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의 PER이 30배까지 올라왔다. 지난 20년간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지금보다 PER이 높았던 때는 IT버블이 터지기 직전이 유일하다. 상황이 크게 변하고 적정 주가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국내외 주식시장이 약세를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긴축과 경기 둔화가 자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시간이 흘러도 약해지지 않는다. 해소 방법은 주가가 적정한 수준까지 내려오는 것 밖에 없다. 다행히 경기 확장이 계속되거나 인플레가 낮아져 금리 인상 압박이 약해지면 주가 하락이 멈추는 시간이 앞당겨지겠지만 그 때가 언제일지 알 수 없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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