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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에 뭐 읽을까"...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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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간의 설 연휴, 결코 길지 않은 시간이다. 그럼에도 모처럼 찾아온 연휴의 끝자락에 찾아올 후유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뭔가 성취를 이루는 것이 좋다. 그러기에 좋은 것 중 하나가 독서.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이 추천하는 책을 선택해보자.


국립중앙도서관은 전 국민 독서문화 확산을 위해, 신착 도서 중심으로 두 달에 한 번씩 국립중앙도서관 사서가 추천하는 ‘사서추천도서’를 선정하고 있다. 2월, 4월, 8월, 10월에는 인문·사회·자연·문학 등 주제 분야별 도서를, 6월과 12월에는 시의성 있는 테마별 도서를 선정해 발표한다.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도서 선정 관계자는 “다가오는 민족 고유의 설 명절을 앞두고 소개되는 만큼 연휴기간 동안 사서추천도서와 함께하며 코로나19로 지친 일상에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설 연휴에 뭐 읽을까"...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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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멩코 추는 남자 | 허태연 지음 | 다산책방 | 274쪽 | 1만4000원


26년 동안 한 가지 일만 해왔던 사람이 은퇴를 하게 되면 어떤 인생을 살게 될까? 굴착기 기사로 일해 온 허남훈은 67세에 은퇴를 결심하며 자신이 몰았던 굴착기를 거래한다. 그리고 죽기 전에 하고 싶었던 7가지 일들을 하나씩 실행해 나간다. 명품 정장 사 입기, 스페인어와 플라멩코 배우기 같은 것에서부터 가족 문제 해결까지, 하나하나 해나가는 과정에서 허남훈은 굴착기를 임대한 청년과 스페인어 강사, 플라멩코 강사의 도움으로 가족의 의미를 깨닫고 헤어진 딸을 만나게 된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과연 주인공은 과제를 순조롭게 마무리하고 스페인 여행까지 갈 수 있을까? 그리고 헤어진 딸과 새로운 관계를 잘 만들어 갈 수 있을까? 허남훈은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일 수도, 은퇴 후 노년을 준비해야 하는 우리의 모습일 수도 있다. 노년에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 그리고 가족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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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사람을 위한 좋은 심리 습관 | 캐린 홀 지음 | 신솔잎 옮김 | 빌리버튼 | 316쪽 | 1만6000원


정서적으로 예민하다는 것은 삶의 선물이 되기도 하고 짐이 되기도 한다. 이 예민함을 삶의 선물로 느끼고 활용하려면 감정을 잘 다스리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하지만 감정을 다스리는 것을 배우기란 쉽지 않다. 이 책은 예민한 사람들의 특징을 이해하고, 감정을 다스리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인 캐린 홀은 30년간 민감한 사람의 마음을 돌본 임상심리사이다. 저자는 예민한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좋은 방향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예민함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예민한 기질을 다스리는 좋은 생활 습관, 감정과 마주하는 법 등을 알려주고, 마지막에는 감정에 휘말리지 않고 현명한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기술까지 제시하고 있다. 예민하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내재 된 자신의 정서적 민감성을 인정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싶은 사람, 주변에 있는 예민한 사람을 더 잘 이해하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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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의 마지막 숨 | 샘 킨 지음 |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485쪽 | 2만원


지금 이 순간에도 모든 사람은 숨을 쉬고 있다. 숨을 쉬며 내뱉은 공기 분자는 대기 중의 분자들 속으로 흘러 들어가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 내가 내뱉은 숨을 이웃들이, 이웃들이 내뱉은 숨을 내가 들이마시기도 한다. 작가는 여기에 시간적, 공간적 상상력을 확대해 흥미로운 시나리오를 생성한다. 다음번에 우리가 들이마시는 숨에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죽는 순간에 마지막으로 내뱉은 공기 중 일부가 함께 딸려 온다면 어떨까’라는 기발한 생각을 하며 숨을 통해 과거의 역사와 우리를 연결한다. 평소에는 눈에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아 그 존재와 필요를 대부분 잊고 사는 공기. 작가의 유머와 풍부한 과학 지식은 우리를 그러한 무심함에서 벗어나 다시 한 번 공기의 중요성을 느끼게 한다. 마취제로 쓰인 일산화이질소, 인류를 기아에서 구원한 질소로 만든 화학 비료, 산소의 역할에 대한 논란을 낳은 찰스 디킨스의 '황폐한 집' 등의 다양한 일화를 통해 공기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역사까지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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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데이터 | 데이비드 핸드 지음 | 노태복 옮김 | 더퀘스트 | 396쪽 | 1만9000원


바야흐로 데이터의 시대이다. 우리는 적지 않은 의사결정을 데이터에 의존한다. 온갖 유형의 누락된 데이터를 통칭해 ‘다크 데이터(dark data)’라고 부른다. 다크 데이터는 우리에게 보이지 않으며 기록되지도 않지만, 우리의 결론, 결정, 행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저자는 미지의 것이 숨어 있을 가능성을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잘못된 결론을 내리고 나쁜 결정을 하여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발생 형태도 다양하고 발생 이유도 가지각색인 다크 데이터를 어떻게 알고 대처할 것인가. 이 책은 다크 데이터의 유형을 15가지로 제시하고 주식, 보험, 건강검진 등 생활 속 다양한 유형별 사례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정확한 데이터는 상황을 단순하면서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하며, 신뢰할만한 예측과 의사결정을 돕는다. 데이터에 대한 관점을 다크 데이터를 포함해 폭넓게 확대한다면 나쁜 결정을 줄이고 전략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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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서 못다 한 이야기 | 박형남 지음 | 휴머니스트 | 228쪽 | 1만6000원


언제부턴지, 고소가 늘어나면서 재판에 대한 시민의 불만과 불신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형사재판을 시작으로 수십 년 동안 재판을 해온 저자 박형남 판사는 법원의 생각과 시민의 사고방식은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주고 있다. 시민의 입장에서 의문이 생길 수 있는 부분들을 실제 재판 사례나 문학, 역사 속의 사실 등과 연결해 살펴보면서 쉽게 설명하여 어렵고 딱딱한 법을 쉽고 친근하게 느껴지게 만든다. 어려운 법률 용어가 아닌 판사의 삶과 일상으로 제시되는 법률 지식이라 더욱 실감나게 다가온다. 저자는 판사에게 부족한 것은 법률 지식이 아니라 공감 능력이라고 말한다. 이 말 속에서 판사 고유의 독립성과 양심을 지키면서 동시에 시민과 소통과 신뢰를 쌓아가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한 저자의 고민과 노력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에 담긴 법에 대한 풍성한 논의를 차근차근 따라가다 보면 법의 진심 또한 읽힌다. 냉정하면서도 애정 어린 법의 속성을 이해하면 철옹성과 같은 법의 장벽도 낮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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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 디파 아나파라 지음 |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424쪽 | 1만5800원


인도의 빈민가에서 아이들이 사라지고 있다. 사라진 아이들은 납치된 걸까? 아니면 정령이 데려간 걸까? 보라선 열차의 종착지, 쓰레기장과 신도시 사이의 스모그 가득한 인도의 빈민가. 텔레비전 수사 드라마에 심취해 있는 아홉 살 소년 자이가 살고 있는 곳이다. 부패한 경찰들이 마을을 통째로 밀어버린다고 협박하는 탓에 늘 이삿짐을 꾸려놓고 살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자이에게 이곳은 친숙한 삶의 터전이자 마음의 고향이다. 어느 날 갑자기 같은 반 친구를 시작으로 동네 아이들이 연달아 실종되기 시작한다. 방관하는 경찰들과 힘없는 어른들 대신 자이는 자신이 직접 탐정이 되어 찾아내기로 한다. 오랜 수사극 시청으로 다져진 추리력으로 단짝 친구들과 함께 탐정단 ‘보라선 정령 순찰대’를 만든다. 자이는 아이들을 찾을 수 있을까? 이 소설은 빈부격차와 성차별, 부정부패, 종교문제 등 인도의 다양한 사회 문제를 아홉 살 소년 자이의 당당하고 유쾌한 시선으로 보여준다. 복잡하고 미묘한 사건을 해결하는 거창한 추리소설은 아니지만 힘든 현실 속에서도 미래를 꿈꾸며 희망을 만들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충분히 매력적인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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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위기 대응 노트 | 김준태 지음 | 민음사 | 268쪽 | 1만6000원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역사에서 배울 수 있을까? 이 책은 조선 시대의 리더들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재난과 위기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역사적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결정적이고 중대한 순간에 그들은 어떻게 상황을 인식하고 대응했으며, 그 선택은 역사의 방향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주목한다. 세종 대왕을 예로 들어보자. 세종은 예방을 강조했다. 평소 재난의 작은 기미만 보여도 즉각 대응했다. 큰 비가 내리면 곧바로 침수 상황을 확인하고, 흉년이 들면 지역 수령에게 구휼미 사용 재량권을 부여해 줌으로써 지휘 체계를 확립하고 현장 중심의 능동적인 대응을 유도했다. 이 책은 역사적 사례를 현대의 관점에서 분석하여 과거의 성공과 실패의 과정을 자세히 복기함으로써, 역사에서 유용한 교훈을 찾고 있다. 오늘의 정부와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필요한 위기관리에 관한 실질적인 통찰력을 전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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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월드 러닝 | 김하늬 지음 | 푸른들녘 | 308쪽 | 16,000원


이 책은 ‘스펙 보다 역량’의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청소년들의 진로에 관한 이야기이다. 청소년들에게는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을 스스로 포착하여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내는 과정과 방법을 깨닫게 하고, 교사들에게는 ‘교실을 세상과 동기화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학교 안에서는 현실감각을 잃기 쉬우므로 실제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가고 있는지를 해석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저자는 변화가 가속화된 동시대의 한국사회 사람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제시하고, ‘리얼 월드 러너들’의 배우는 방식을 소개하며, 결론적으로 진짜 세상과 연결된 학교를 통해 우리가 상상해야 할 학교의 모습을 제안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사례들은 청소년들이 지역사회 등 주변자원을 활용하여 성장할 수 있게 하는 네트워크 허브로서의 학교이다. 변화가 빠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청소년들이 변화의 파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 배워갈 수 있도록 돕는 학교의 역할이 기대된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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