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메타버스 관련주보다
투자사이클 수혜 종목 유망
배당수익률 높은 기업 주목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성장주에 과도한 밸류에이션을 주는 시대는 끝났다. 상대적으로 소외 받았던 주식 중 투자 싸이클에 올라탄 기업 위주로 선별적인 접근을 해야한다."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 나선 최상현 베어링자산운용 주식 부문 본부장은 이같이 말했다. 금리 인상이 시기가 가까워진 만큼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던 성장주의 버블이 가장 빠르게 꺼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시계에 연동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Fed가 인내 수준을 넘어선 물가를 잡기 위해 시장이 생각했던 것보다 강력한 긴축 정책 카드를 커냈기 때문이다.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결정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파월 의장은 매파적인 발언을 쏟아내며 3월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최 본부장은 "Fed의 매파적 기조는 지난해 11월 인플레이션에 대해 ‘일시적’이란 단어를 삭제하면서 이미 예견된 일"이라며 "지금의 조정은 Fed 경고에도 연말에 급하게 올랐던 지수들이 제자리를 찾는 과정일 뿐 폭락장이 재현될 것으로 보는 것은 위험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 본부장은 성장주에 대해선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글로벌 주식시장을 견인한 전기차, 메타버스, 대체 불가능 토큰(NFT) 관련 주식은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게 반영되며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경쟁적으로 끌어들였었다.
최 본부장은 "성장성이 없다고 규정돼 관심에서 소외되며 상대적으로 값이 저렴해진 업종 위주로 관심을 키워야 할 때"라며 "주식시장 조정이 경기 후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올해는 투자 모멘텀을 가진 업종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업종이 공급망 붕괴 등 구조적 결함 보완 과정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쪽이다. 최 본부장은 "이미 반도체 기업의 경우 투자 사이클이 확대되면서 한차례 주가가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경우 전자제품 수요가 크게 증가해 투자 사이클이 확대될 여지가 있어 성장 사이클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싼 주식을 찾는 또 다른 방법은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배당금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배당수익률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면 해당 기업의 주가는 싸다고 말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배당주는 기말 배당을 앞두고 관심이 확대되는데, 지금과 같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심할 때는 피난처 역할을 할 수 있다. 최 본부장은 “배당수익률은 직관적으로 기업 주식이 싼지 비싼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라”며 “배당주는 추워질 때 사두는 것이 아니라 지금과 같이 쌀 때 사는 것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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