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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업 ESG 경영 새 트렌드 '임팩트 투자'…소셜벤처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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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 아이디어+공익 창출, 사회문제해결·다양한 혜택 제공
중소기업·스타트업과 협력…문화·콘텐츠 분야는 1.9% 그쳐
콘진원 소셜 벤처 지원 본격화…라젠·이모티브 등 도전 탄력

아동 ADHD 진단·치료 게임 '스타루커스’는 사용자의 인지 데이터를 토대로 게임 방식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아동 ADHD 진단·치료 게임 '스타루커스’는 사용자의 인지 데이터를 토대로 게임 방식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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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경영목표로 내세우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시대적인 변화를 반영한다. 기업이 재무적인 목표 이외에도 환경이나 사회, 지배구조 발전을 위한 가치 있는 투자행위를 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당장 지배 구조를 바꾸거나 진행 중이던 사업을 변경하기는 쉽지 않다. 직원들도 실적과 ESG를 모두 챙기기 어려워한다. 그래서 부상한 대안이 ‘임팩트 투자’다. 사회·환경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목표로 한 투자다. 주로 ESG로 무장한 중소기업·스타트업과 협력하는 방안이 힘을 얻는다. 범위는 환경에서 사회 분야로 확대되는 추세다.


관련한 문제를 우선시하는 이른바 소셜 벤처에 관심이 집중된다. 혁신적 아이디어에 사회적 공익 창출을 접목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기업들이다. 혁신적 기술도 중요하나 사회적 공익 창출과 이를 뒷받침할 참신한 아이디어가 핵심이다.

국내에서 운영되는 소셜 벤처는 1500여 곳. 빠르게 제품·서비스를 테스트하며 사업 모델을 찾아간다. 대기업에 혁신적인 ESG 방안을 제시해 투자와 협업 기회를 늘려가기도 한다. 아직은 특정 업종 쏠림 현상이 강하다. 2020년 소셜 벤처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에만 45%가 몰려 있다. 정보통신업은 21.4%, 기술서비스업은 8.2%, 사업관리·임대서비스업은 6.1%, 교육서비스업은 4.5%의 비중을 차지한다. 접목할 여지가 커 보이는 문화·콘텐츠업은 1.9%에 불과하다. 성공 사례가 드물고 정책적 투자마저 요원해 사실상 태동 단계다.


대전시는 청각장애인을 위해 스마트 선별 진료 시스템에 라젠의 수어 변환 시스템을 활용한다.

대전시는 청각장애인을 위해 스마트 선별 진료 시스템에 라젠의 수어 변환 시스템을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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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은 지난해 처음으로 임팩트 투자에 나섰다. 기존 ‘초기 콘텐츠 창업육성 프로그램(창업발전소)’에 ‘콘텐츠 소셜 벤처’ 항목을 추가해 시범 운영했다. 적절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콘텐츠 분야에서의 사회적 가치를 알리고자 했다. 콘진원 관계자는 "20대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일곱 기업이 선발됐다"며 "주로 배리어 프리, 지역 상생, 창작환경 개선 등과 관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한 투자가 아닌 콘텐츠 스타트업이 민간의 임팩트 투자나 ESG 펀드를 활용하도록 유도해 사회적 가치가 실현되는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라젠이 꼽힌다. 청각장애 영유아를 위한 수어 콘텐츠 제작사다. 인공지능(AI)·블록체인 솔루션 기업으로 출발했으나 직원들의 권유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핵심은 AI 솔루션 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개발. 인간의 동작을 수어로 인식해서 텍스트나 음성으로 변환해준다. 마트, 커피숍, 은행, 편의점, 공공서비스 등에서 음성 주문이 어려운 청각장애인의 소통을 돕는다. 비대면 주문에 최적화돼 이미 대전 선별진료소 등에서 사용된다. 최근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진출도 성사됐다.

박영선 대표는 "언어만 변환하면 어떤 나라든 수출이 가능해진다"며 "기존 블록체인 기술을 더해 보안 성능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규모는 작으나 사회적 가치가 꾸준히 발생한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라젠은 청각장애 영유아가 재미있게 수어를 배우도록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제작한다.

라젠은 청각장애 영유아가 재미있게 수어를 배우도록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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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젠이 무게를 두는 사업은 따로 있다. 수어를 실시간 분석해 3차원(3D) 아바타로 변환하는 엔진이다. 이미 관련 기술은 확보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 영화·드라마의 대사는 물론 지문 자막까지 수어로 바꿔 제공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청각장애인이 태어나서 처음 배우는 언어는 한글이 아닌 수어"라며 "익숙한 언어로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각장애인에게 다양한 정보를 정확히 제공하는 또 다른 상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동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진단·치료 게임 ‘스타루커스’를 개발하는 이모티브도 눈여겨볼 만하다. 게임과 과제의 적절한 융합으로 실시간 인지 모델을 구현해 사용자의 인지 상태를 제공하는 동시에 치료를 유도한다. 민정상 대표는 현대자동차에서 10년간 인지 모델링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ADHD의 심각성을 깨닫고 인지력 개발 프로그램으로 눈을 돌렸다. 그는 "ADHD 아동들은 정신과에 대한 심리적 문턱에 부딪혀 통상 병원을 찾기까지 2년이 걸린다"며 "‘스타루커스’는 인지 모델링과 모바일 게임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치료제라서 접근성이 우수하다. 다른 치료제와 달리 인지력 평가·강화와 모니터링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루커스’는 하반기 임상 시험을 통과하면 병원에서 처방용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스타루커스’는 하반기 임상 시험을 통과하면 병원에서 처방용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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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런칭하는 ‘스타루커스’에는 진단·치료 기능이 빠진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의 의료기기 품질관리 심사(GMP)뿐만 아니라 임상 시험을 통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증이 필요해서다. 이모티브는 서울대학교병원과 꾸준히 협의하며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까지 준비한다. 민 대표는 "본격적인 사업화 시점은 내년 상반기"라며 "ADHD를 넘어 자폐, 치매, 우울증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구개발 기간이 긴 사업 특성상 콘진원 등의 임팩트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콘진원은 올해 콘텐츠 소셜 벤처 지원 프로그램을 정식 개설했다. 지난해보다 많은 열 곳을 선발한다. 기업육성팀 관계자는 "다음 달 중순 한층 고도화된 액셀러레이팅 지원내용을 공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현래 콘진원장은 "환경·사회·교류와 협력하는 ESG 경영은 사회·조직의 지속에 있어 꼭 필요한 가치"라며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데 일조하는 콘텐츠 지원을 강화해 관련 업계에 ESG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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