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6차례 핵실험 증시 영향 적어
1% 하락해도 일주일 남짓 만에 모두 회복
"다만 현재 하락장세는 우려돼…타 악재와 결합시 증폭될수도"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北 핵실험 재개 시사…자체 파급력 보단 타 악재와 상승작용 우려
북한이 유엔 안보리 회의를 앞두고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를 검토하겠다고 나서면서 시장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당장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지만 악재에 민감한 하락장인 만큼 향후 금리 인상 추이,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수급 변동성 등과 맞물려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김정은 총비서가 참석한 가운데 제8기 제6차 정치국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미국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2018년 이후 중단했던 핵실험과 ICBM 발사 재개를 검토하겠다고 시사한 것이다.
이에 최근 연이어 하락한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과거 여섯 차례 북한 핵실험 발생 당일 코스피는 모두 하락했다. 첫 핵실험인 2006년 10월9일에는 코스피가 2.41% 급락했다. 다만 일주일 뒤에는 핵실험 전보다 0.3% 올랐다.
이후 진행된 2~4차 핵실험 당시에는 영향력이 미미했다. 2차 핵실험(2009년 5월25일)에는 코스피 낙폭이 0.20%에 불과했다. 3차(2013년 2월12일), 4차 핵실험(2016년 1월6일)에도 모두 0.26%씩 떨어지는 데 그쳤다. 핵실험이 증시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학습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5, 6차 핵실험 때에는 모두 1% 이상 하락했지만 대부분 일주일 남짓 만에 핵실험 이전으로 회복됐다.
이번 핵실험 재개 발표 역시 큰 파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최근 국내외 증시가 대부분 하락세를 겪고 있는 만큼 악재에 민감한 시장이라 추후 다른 변수와 복합적으로 작용해 충격을 파생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올해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인 긴축 행보가 발표되는 한편 국내에서도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코스피는 연초 대비 전날까지 10.5%가량 떨어졌다. 세계 주가지수의 ‘대장’격인 미국 나스닥 지수도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11월22일 기록한 고점 대비 약 두 달 만에 11%가량 하락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북한의 발표가 미국을 겨냥했기 때문에 미국의 대응을 지켜보는 한편 북한의 실제 조치가 어떨지 주목해야 한다"며 "지금 투자심리가 좋지 않아 악재가 민감한 상황인 데다 지정학적 문제가 중동, 러시아도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면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당장 코스피 낙폭이 크지 않은 점을 보면 핵실험 자체 영향력은 크지 않다"며 "다만 금리 문제, LG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수급부담 우려가 중첩적으로 작용하면 하방을 자극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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