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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은 공중목욕탕 사용 금지"…따뜻한 물로 씻을 권리마저 빼앗은 탈레반

최종수정 2022.01.15 02:00 기사입력 2022.01.15 02:00

"여성 마네킹 머리 잘라라" 명령도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점령한 탈레반 전사들이 대통령궁을 장악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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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이 여성들에게 목욕탕 사용 금지 명령을 내렸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7일(현지시간) "탈레반은 아프간 북부 발흐와 헤라트 지역 여성들에게 공중목욕탕을 사용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여성이 공개장소에서 신체를 드러내는 것이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는 것 때문이다"라고 보도했다.

탈레반은 지난 1990년대 후반 집권할 당시에도 여성들의 공중목욕탕 사용을 금지했다. 이 때문에 목욕탕들은 수년 동안 방치되어 있다가 2001년 미국에 의해 탈레반이 축출된 후 부활했다.


공중목욕탕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아프간의 겨울 시기 동안 아프간 사람들이 따뜻한 물로 몸을 녹일 수 있는 장소다. 아프간 여성들은 푼돈을 모아 간신히 공중목욕탕을 이용해 왔다.


그러나 탈레반의 이같은 조치로 제대로 씻지 못하는 여성들은 추위를 피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건강상의 악영향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헤라트에 사는 26세 여성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집에는 목욕 시설이 전혀 없기 때문에 공중목욕탕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기회마저 탈레반에게 빼앗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프간 비영리단체 '비젼 포 칠드런'은 "헤라트와 발흐의 가정 대부분은 목욕을 위해 많은 양의 물을 데울 수 있는 능력이나 시설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겨울에는 공중목욕탕에 의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역시 "여성에게 아무런 이유도 없이 유일하게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수단을 금지하는 것은 잔인한 행위"라며 "우리는 (탈레반의 아프간 집권 이후)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아프간 여성들의 우려를 꾸준히 들어왔다. 그리고 당시 여성들의 주장이 옳았다는 증거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머리가 잘린 채 전시된 마네킹. /사진=AFP 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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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탈레반은 이달 초 헤라트 지역 상인들에게 마네킹의 얼굴을 완전히 가리거나, 아예 마네킹의 머리 부분을 제거하라고 명령했다.


ABC뉴스에 따르면 헤라트 지역의 권선징악부장 아지즈 라흐만은 "여성 마네킹의 모양새는 이슬람 교리를 위반한다"며 서부 아프가니스탄 상점 내 여성 마네킹들의 머리를 자르라고 말했다.


샤리아법은 유일신을 섬겨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사람의 형상을 새긴 조각이나, 그림, 마네킹, 장난감 등은 금기 문화의 산물로 규정한다. 유일신 이외의 것을 신처럼 숭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당초 탈레반은 상점에서 특히 여성 마네킹을 아예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려 했으나, 상인들의 불평이 나오자 마네킹을 없애지 않는 대신 머리를 잘라내거나 얼굴 부분을 가리라고 지시했다.


현지에서는 탈레반 집권 이후 아프간 경제가 완전히 붕괴한 상황에서 마네킹 사용을 금지하는 등의 제재는 상인들의 재정적 손실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나예은 기자 nye87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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