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치매 노인 집단폭행한 보호센터 직원들…CCTV 공개

경찰, 원장 포함 관계자 5명 입건

노인보호센터에서 직원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하는 80대 할머니의 모습 / 사진=JTBC 방송 캡처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경북 김천 한 노인보호센터에서 80대 치매 노인이 직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상황이 폐쇄회로(CC)TV 화면에 포착돼 파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JTBC는 김천 한 노인주간보호센터 내에 설치돼 있던 CCTV 영상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 영상에는 노인보호센터 직원이 노인을 가혹하게 폭행하는 모습이 찍혔다.

영상을 보면, 한 직원이 할머니의 머리채를 잡고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가 하면, 무릎으로 몸을 누르거나 마스크, 이불 등을 이용해 얼굴을 가리고 때리는 모습이다.

또 할머니가 말을 듣지 않자 손과 발을 묶고 바닥으로 내동댕이치는 등 학대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직원들의 이같은 폭행에 당한 노인은 갈비뼈 3개가 골절되고 몸 곳곳이 타박상으로 인해 멍이 드는 등, 전치 6주 진단을 받았다. 현재 노인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

이 사건은 최근 피해 노인의 손주인 A씨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폭로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6일 '네이트판'에 쓴 글에서 "할머니께서 주간보호센터에서 집단폭행을 당하셨다"라고 주장했다.

피해자 가족 측이 공개한 사진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에 따르면 피해 노인은 치매 4급, 체중 42kg 수준이다. A씨는 "지난달 29일 센터로부터 할머니가 시설 직원들에게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센터를 방문했을 때 할머니는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옮겨졌고, 가족은 뺨을 맞았다는 직원에 사과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후 그는 할머니를 모시고 집으로 돌아와 외투를 벗겨드리던 중 폭행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할머니) 얼굴과 팔에 멍이 가득했다. CT(컴퓨터단층촬영)와 엑스레이(x-ray) 검사 후 우측 갈비뼈 3개가 골절된 것을 확인했다. 병원에서 입원을 제안했지만, 경찰 소환 조사 등을 고려해 파출소 신고만 했다"며 "경찰서에 가 CCTV를 확인하니 뺨을 맞았다는 직원의 진술과는 전혀 다르게 영상 속 할머니는 원장을 포함한 직원 3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고 계셨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입원 중인 할머니는 자다가도 깜짝 놀라고 가족 또한 끔찍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며 "여전히 빈번하게 일어나는 노인학대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이번 사건의 가해자 또한 엄벌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한편 김천경찰서는 지난 12일 이 보호센터 원장을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했고, 시설장 및 요양보호사 4명 또한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