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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트렌드' 된 비거니즘, 열풍 이유는 [안녕? 애니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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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채식 인구 증가…2008년 15만 명→2020년 250만 명
동물권 등 윤리적 이유로 채식하는 이들 적지 않아
MZ세대 3명 중 1명은 간헐적 채식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비거니즘(veganism)'을 지향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픽사베이.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비거니즘(veganism)'을 지향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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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 직장인 이모씨(28)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간헐적 채식'을 시작했다. 간헐적 채식이란 주 2~3회 혹은 하루에 한 끼 정도만 채식하는 것을 뜻한다. 이 씨는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을 '채식 먹는 날'로 정하고 두부, 고구마 샐러드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그는 "작년에 동물 관련 다큐멘터리를 본 적 있다. 거기서 오리가 도살되는 장면이 나왔는데, 큰 충격을 받았다. 잔인한 방법으로 도살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영상으로 직접 보니 다르게 다가왔다"며 "인간을 위해 희생당하는 동물이 안타까워 채식을 도전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비록 완전 채식을 실천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차츰 고기를 줄여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를 중심으로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비거니즘(veganism·채식주의)'이 함께 주목받고 있다. 그간 소수 문화로 여겨졌던 채식은 최근 기후위기와 동물권 등에 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특히 단순히 먹는 것뿐만 아니라 생활 모든 영역에서 비건을 요구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비거노믹스(veganomics)'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비거노믹스는 비건(vegan)과 경제(economics)를 합친 신조어로 비건 대상의 전반적인 산업을 뜻한다. 전문가는 채식인구 증가가 동물권 인식 향상과 연관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2008년 15만명이던 국내 채식인구는 지난해 250만명으로 빠르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향후 대체육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CFRA는 2018년 약 22조원 규모였던 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116조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체육은 콩·버섯·밀 등 식물성 원재료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고기와 같은 질감과 식감, 맛을 내는 비건 식품을 뜻한다.


채식주의자 식단.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채식주의자 식단.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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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시장 규모가 커진 이유는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과 연관 있다. 비건 제품의 경우, 고기를 얻기 위해 동물을 비인도적으로 사육 및 도축할 필요가 없다. 즉 비건 제품은 '착한 소비'를 통해 동물 복지에 기여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MZ세대의 경우, 비건에 대한 관심이 더욱 크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MZ세대 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7.4%가 간헐적 채식, 9.0%가 지속적인 채식을 하고 있었다. 즉 MZ세대 3명 중 1명은 완전 채식인 비건은 아니더라도 유제품, 계란, 고기 섭취를 줄이고 대체육을 먹는 등 대안을 찾아 나서는 셈이다.


서울에서 혼자 자취하는 2년 차 직장인 박모씨(28)도 최근 비건을 결심했다. 그는 "자취하다 보니 배달음식을 시켜먹을 때가 많다.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어서인지 건강이 악화하는 느낌이 들어 채식을 하기로 했다"며 "채식을 하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고, 동물복지에 기여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했다.


채식을 택하는 이들이 늘면서 대중의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트렌드모니터가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채식'에 대한 인식 조사를 한 결과, '요즘은 채식도 하나의 개인 취향으로 존중받는 것 같다'는 질문에 66.8%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전문가는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동물권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이원복 한국채식연합 대표는 "유럽이나 미국 등 해외에서 현재 밀레니얼 세대가 채식을 선도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비건이 확산하고 있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많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면서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상기하게 되고 동시에 육식을 줄이려는 생각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2030세대는 환경·동물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소비를 하려는 이들이 많다. 즉 '착한 소비'에 대한 관심이 많기에 동물학대에 반대하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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