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전국 맛집과 협업해 내놓는 레스토랑 간편식(RMR) 수요가 급증하면서 식품업계뿐만 아니라 롯데·신세계·현대 등 유통 채널도 이 시장에서 발을 넓히고 있다. 과거 ‘초저가’가 경쟁의 핵심이었다면, 코로나19 이후 집밥의 프리미엄화가 가속화되며 여기서만 살 수 있는 ‘온리 원’ 상품이 이 채널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 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다.
◇맛집 대신 백화점·마트 RMR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채널별로 직접 발품을 팔아 맛집과 함께 내놓는 자체 브랜드(PB) 상품이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말 기준 전체 RMR 150여개 중 PB 상품이 70여개로 46.7% 수준이다. PB 상품을 중심으로 한 RMR의 약진으로 지난해 매출 성장률은 106.4%에 달했다. 미슐랭 맛집 ‘도우룸’과 협업한 ‘피코크×도우룸 까르보나라 밀키트’, 부대찌개 맛집 ‘오뎅식당’과 손잡고 만든 ‘피코크 오뎅식당 부대찌개’ 등이 대표적이다.
이마트는 "피코크가 추구하는 ‘맛의 신세계’라는 철학에 걸맞게 미슐랭 선정 맛집들과 손잡고 밀키트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올해도 미슐랭 맛집을 밀키트로 재구성해 피코크 밀키트만의 차별화된 맛과 품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RMR 매출 신장률이 476.0%로 급성장했다. PB 상품의 역할이 컸다. 롯데마트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57개 RMR 가운데 15개(26.3%)가 PB 상품으로 ‘요리하다×다리집 떡볶이’(부산), ‘요리하다×오근내 닭갈비’(강원 춘천) 등이 대표 상품이다. 이달 쌀국수 맛집 ‘미분당’과 협업해 ‘요리하다×미분당 쌀국수’를 추가 출시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해 RMR 매출 신장률이 300.7%에 달하면서 현재 100여개에 달하는 상품을 확대할 방침이다. 프리미엄 가정간편식 브랜드인 ‘원테이블’을 통해 현대백화점 단독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경기 안양 갈비탕 맛집 ‘정성당 갈비탕’, 서울 중구 을지로 중식 맛집 ‘초류향 해물누룽지탕’ 등 10개 제품을 판매 중이다.
◇마켓컬리, 전국 1000여 맛집 간편식으로
온라인에선 마켓컬리가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마켓컬리에서 판매된 RMR 제품 가짓수는 1000여개에 달한다. 이 중 마켓컬리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컬리 온리’로 판매된 제품은 약 570개(57.0%)다. 지난해 RMR 판매량은 55% 늘었다. 이 중 중식(442%), 아시안(225%) 등이 높은 성과를 나타냈다. 이연복 셰프가 운영하는 '목란' 짜장면은 지난해 마켓컬리에서 판매된 짜장면 제품 판매량의 77%를 차지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가정 간편식(HMR) 시장 규모는 2020년 4조원에서 올해 5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RMR의 비중은 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3년차 내식 수요가 여전한 상황에서 싸고 간편한 HMR을 찾던 소비자들의 RMR 등 프리미엄 제품을 찾으면서 올해 각 업체별 전국 맛집 발굴 경쟁 역시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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