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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포커스] 자원부국 카자흐스탄 둘러싼 美·中·러 각축전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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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천연가스·우라늄 등 전략자원의 보고
러 군사개입에 카자흐스탄 내 반러정서 확산
일대일로 대규모 투자한 中, 사태 추이에 촉각

지난 5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 알마티에서 에너지 가격 폭등에 불만을 품은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가운데 현지 경찰이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다. 이번 시위로 9일까지 16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오는 19일까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알마티(카자흐스탄)=EPA·연합뉴스

지난 5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 알마티에서 에너지 가격 폭등에 불만을 품은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가운데 현지 경찰이 시위대와 대치하고 있다. 이번 시위로 9일까지 16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오는 19일까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알마티(카자흐스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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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물가폭등에 대한 항의로 촉발된 카자흐스탄 시위가 대규모 정정불안 사태로 치닫고 러시아의 군사개입까지 이어지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이 러시아의 군사개입과 시위대 강경진압을 정면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카자흐스탄 정부도 러시아군의 조기철군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자흐스탄은 전통적으로 석유와 우라늄 등 각종 전략자원을 보유한 데다 중앙아시아의 주요 전략적 요충지에 있어 열강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곳이다.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앞서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통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온 중국도 카자흐스탄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미·중·러 삼국의 각축전이 보다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러시아군, 일주일 내 철군"…美도 파병 비판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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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대변인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대규모 시위로 촉발됐던 소요사태는 수습됐으며, 시위 진압을 위해 파병됐던 러시아군은 앞으로 일주일 이내 철군할 것"이라 밝혔다. 러시아군은 앞서 옛 소련 연방 6개국의 안보협의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의 평화유지군 파병 발표에 따라 지난 6일부터 긴급 파병돼 소요사태 진압에 나섰다.

해당 성명은 러시아군의 장기주둔을 우려해 러시아군의 조기철군을 종용하기 위해 발표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카자흐스탄 안팎에서는 러시아가 이번 군사개입으로 카자흐스탄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중앙아시아 전문가인 막시밀리안 헤스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과의 회담에서 카자흐스탄 파병이 옛 소련 지역 혼란을 막을 수 있다는 대표적인 근거라고 주장하며 이 지역에서 자신들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2014년 카자흐스탄에 대해 "국가 지위를 가졌던 적이 없다"면서 독립국가 지위에 의문을 제기해 논란을 빚은 전력도 있다. 특히 이번 강경진압 과정에서 164명이 사망하고 6000여명이 수감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자흐스탄 내 반러 정서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도 러시아의 군사파견과 강제진압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전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국내 소요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가 주도하는 보안군을 불러들인 필요성에 대해 카자흐스탄 정부의 분명한 설명이 필요할 것"이라며 "반정부 시위대의 조준사살을 승인한 것은 잘못된 것이며 철회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석유·우라늄 등 전략자원의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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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협상에 들어간 미국과 러시아가 카자흐스탄 문제로 다시 대립각을 세우게 된 주 요인은 막대한 자원과 얽힌 이해관계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자흐스탄은 석유와 천연가스, 석탄 등이 생산되는 주요 산유국이자 우라늄과 크롬 등 각종 광물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의 석유 매장량은 약 300억배럴로 세계 12위의 매장량을 기록 중이다. 우라늄의 경우에는 81만7000t이 매장돼 오스트레일리아(124만3000t)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의 매장량을 보유 중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14년부터 미국의 대형 석유업체인 셰브론과 엑손모빌은 카자흐스탄 최대 유전인 텡기즈 유전에 투자하고 있다. 이들은 카자흐스탄 국영 가스기업인 카즈무나이가스 등 현지기업들과 텡기즈셰브오일이란 합작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약 370억달러(약 44조400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원자력발전 운용 및 핵무기 생산에 이용하는 우라늄을 대부분 카자흐스탄에서 수입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러시아는 카자흐스탄의 최대 교역국으로 전체 수출비중의 39%를 차지하며, 양국 간 교역 대부분은 우라늄 교역으로 알려졌다. 카자흐스탄은 옛 소련 때부터 러시아의 주요 우라늄 생산지로 현재도 카자흐스탄 동부의 쿠르차토프시 일대에는 소련 해체 후 폐쇄된 핵실험장들이 잔존해있다.

◇일대일로 대규모 투자한 中도 사태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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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대일로 사업으로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중국 역시 카자흐스탄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은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의 주요 관문지역으로 2005년 이후 도로, 철도 및 가스관 건설 등 56개 프로젝트에 245억달러가 투입되고 있다. 2013년에는 카자흐스탄 카샤간 유전 지분 8.33%를 50억달러에 매입하기도 했다.


중국정부는 카자흐스탄 사태 여파에 따른 에너지 공급망 우려에 중동 국가들과의 협력도 강화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이날부터 오는 14일까지 5일간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 등 중동국가 외무부 장관들과 에너지 공급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다. 카자흐스탄을 통과해 중국으로 들어오는 송유관과 가스관 운영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대체 수입물량 확보를 위해 중동국가들과 협의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SCMP는 전했다.


중국정부는 에너지 공급망과 함께 카자흐스탄과 인접한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안보가 불안해질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카자흐스탄 주요 종족인 카자흐족은 신장위구르자치구 내에 많이 살고 있어 카자흐스탄 정정불안에 직접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내 카자흐족은 125만여명이 살고 있으며, 신장위구르자치구 내에서는 인구의 약 7%를 차지해 위구르족(46%), 한족(39%) 다음으로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카자흐스탄 지역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경제 발전과 안보에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며 "카자흐스탄의 안정을 도모하고 외부세력이 중앙아시아의 평화를 방해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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