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대체로 반려동물 이용하지 않아"
[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이를 갖지 않고 애완동물을 기르는 부부들에 대해 이기적이라고 비판한 가운데, 해당 발언이 역풍을 맞고 있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5일(현지 시각) 바티칸 교황청에서 열린 일반인 미사에서 "요즘 사람들이 아이를 갖지 않거나 한 명만 갖기를 원하면서도 개와 고양이는 두 마리씩 키운다. 이는 이기주의의 한 형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6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해당 발언에 대해) 교황이 현실을 모른다거나 그의 발언이 성차별적이라는 지적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특히 반려동물 주인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벨파스트의 국민보건서비스(NHS) 관리자인 소피 러스비는 "모든 사람이 아이를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가져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교황의 발언에 대해 "정말 순진하고 둔감하다"고 꼬집었다.
런던 출신의 세공사인 네스티 너지는 "소득이 낮고 험난한 노동시장 조건을 고려하면 오늘날 아이를 갖는 것은 사치"라고 말했다.
또 교육계에 종사하는 스테프는 "아이 대신 개를 기르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며 자신의 고향 브라이턴에서는 많은 사람이 개를 기르고 개를 아이처럼 대한다고 전했다. 본인 역시 해외로 휴가를 떠날 때도 개를 데리고 갔고 '가족의 일원'으로 느낀다고 했다.
벨파스트 퀸스대의 심리학자 데버러 웰스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것은 주인의 우울감과 외로움을 줄여주고 자존감을 높여준다"며 "사람이 아이의 대체재로 반려동물을 이용한다는 증거는 없으며, 오히려 본인들 역시 의존적이며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주인들이 엄청난 애착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교황의 이번 발언은 최근 70년간 유럽의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나예은 기자 nye87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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